36%가 반대해 일선교단 반응 냉랭, 34%는 “고교학점제 잘 몰라” 응답
교육청은 2022년 본격 시행 앞두고, 강사예산 36억원 등 운영 계획 발표
서울시교육청이 2022년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서울시 고교학점제 운영계획’을 3일 발표했다. 하지만 고교학점제에 반대하는 교사가 찬성하는 교사보다 많아 성급하게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시교육청은 서울지역 고교에서 ‘개방형 선택교육과정’을 전면 실시하고 이에 필요한 재정적, 행정적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개방형 선택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진로와 희망에 맞춰 교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2016년 2학기 개방형 선택교육과정을 처음 도입한 시교육청은 지난해 관내 263개 고교를 고교학점제 연구·선도학교로 지정해 이 교육과정을 적용했다.
이번에 발표한 운영계획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올해 서울지역 고교에서 개방형 선택교육과정을 전면 실시하기 위해 올 1학기 68개 고교에 강사채용비 36억 원을 지원한다. 극소수 학생이 원하는 과목도 온라인형 강좌로 개설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창의적인 교육활동이 가능한 교실인 ‘꿈담 학습카페’도 40곳 이상 조성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학교 현장과의 온도 차다. 시교육청이 이날 공개한 설문조사(교원 1461명 응답) 결과 고교학점제 도입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36.1%로 찬성(25.9%)보다 많았다. 대입제도가 바뀌지 않는 한 학교 현장에서 학점제를 제대로 운영하기 어렵고, 진로를 정하지 못한 학생이 많은데 무턱대고 시행하는 것은 문제라는 이유에서다. 고교학점제를 잘 알지 못한다는 응답자도 34%나 됐다.
시교육청이 2년간 운영해 온 개방형 선택교육과정에 대한 반응도 냉랭했다. ‘개방형 선택과정으로 학생들의 태도가 이전보다 활기차고, 교사들의 자존감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 교사 중 35.6%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동의한다’는 의견은 32.1%에 그쳤다.
김수연 sykim@donga.com·조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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