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따뜻한 겨울 보내려다…멸종위기 ‘상괭이’ 수난시대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4일 13시 48분


올해 제주 해안가서 사체 25구 발견…예년 3배 이상
“기상호조로 어업일수 늘면서 혼획 증가”…관심 당부

상괭이(부산아쿠아리움 제공).© News1 DB
상괭이(부산아쿠아리움 제공).© News1 DB

제주에서 따뜻한 겨울을 보내려던 멸종위기 보호종 돌고래 ‘상괭이’가 수난을 겪고 있다.

4일 제주대학교 돌고래연구팀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제주도 앞바다에서 발견된 상괭이 사체 수는 총 25구(1월 16구·2월 8구·3월 1구)에 달한다.

예년 이맘때쯤 제주도 앞바다에서 적게는 4구, 많게는 7구의 상괭이 사체가 발견됐던 것과 비교하면 상괭이 사체 수가 최소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다행히 강제 포획 흔적 등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아 현재 발견된 모든 상괭이 사체들은 인근 읍·면사무소에 인계돼 연구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안강망 어구에 혼획된 상괭이.(국립수산과학원 제공)© 뉴스1
안강망 어구에 혼획된 상괭이.(국립수산과학원 제공)© 뉴스1
제주대 돌고래연구팀은 올 겨울 유난히 따뜻했던 날씨가 상괭이 사체 수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 호조로 어업인들의 조업일수가 늘면서 겨울철 따뜻한 제주 바다로 서식처를 옮긴 상괭이들이 어업인들이 쳐 놓은 그물에 함께 올라오거나 그물에 걸리면서 다치는 사례도 함께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김병엽 제주대 돌고래연구팀 교수는 “상괭이 사체 대부분이 어장 형성으로 조업이 활발한 제주도 북부 앞바다 해안에서 발견되고 있다”며 “혼획이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다른 원인도 있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인근 해안가에서 해경이 멸종위기 보호종 돌고래인 상괭이 사체 1구를 수습하고 있다.(제주해양경찰서 제공)© 뉴스1
지난달 24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 인근 해안가에서 해경이 멸종위기 보호종 돌고래인 상괭이 사체 1구를 수습하고 있다.(제주해양경찰서 제공)© 뉴스1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실제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5년간(2012~2016년) 연평균 약 1200마리의 상괭이가 어구에 걸리거나 갇혀서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약 83%는 안강망에 갇혀서 폐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안강망은 어군이 조류의 힘에 의해 강제로 자루에 밀려 들어가게 하는 어구를 말한다.

이에 국립수산과학원은 2016년부터 안강망에 갇힌 상괭이가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돕는 탈출장치를 연구하고 있기도 하다.

해경은 상괭이 사체 대부분이 해안가로 떠밀려 오고 있는 만큼 해안가를 지나는 주민과 관광객에게 각별한 관심을 당부하고 있다.

해경 관계자는 “상괭이는 국제보호종인 만큼 바다에서 다친 것을 발견하거나 조업 중 그물에 걸렸을 때에는 조속히 구조될 수 있도록 신고해 달라”고 강조했다.

(제주=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