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 타고… 인천 남동구 현안 해결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5일 03시 00분


23년째 표류 ‘소래 나들목 건설’, 주민 71% 찬성으로 사업 청신호
소래포구 어시장 현대화사업도 상인들과 사업추진 실시협약 체결

인천 남동구 주민들로 구성된 소래나들목건설추진위원회가 지난달 12일 남동구청에서 소래 나들목을 하루빨리 착공해 달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동구 제공
인천 남동구 주민들로 구성된 소래나들목건설추진위원회가 지난달 12일 남동구청에서 소래 나들목을 하루빨리 착공해 달라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남동구 제공
인천 남동구의 해묵은 현안이 올해 모두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남동구는 인천의 10개 구군 가운데 인구(약 53만 명)가 두 번째로 많다.

4일 남동구 등에 따르면 23년째 표류하는 소래 나들목 건설사업을 추진할 동력이 생겼다. 남동구가 지난달 23, 24일 나들목 예정지 인근 논현동과 고잔동 주민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사업 찬반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 71%가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래 나들목 건설은 1996년 한국도로공사와 인천시가 영동고속도로 서창 분기점에서 2.7km 떨어진 곳에 나들목을 설치하는 협약을 맺으면서 추진되기 시작했다. 논현2지구(254만1000m²), 한화지구(237만6000m²), 소래지구(32만3400m²) 택지개발사업으로 나들목 예정지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교통이 혼잡해질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또 남동공단을 오가는 화물차량들이 이용하는 남동 나들목이 만성 정체여서 교통량 분산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450억 원을 들여 논현동, 고잔동과 연수구 청학동을 가로지르는 청능대로(7.4km)와 영동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사업도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나들목 예정지 근처의 아파트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서면서 추진 기류에 이상이 발생했다. 주민들은 “대형 화물차량이 다니면 교통 정체가 더욱 심해지고 소음과 매연 같은 공해에 시달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2007년 ‘소래 나들목 건설 반대 청원서’를 인천시와 국토교통부 그리고 청와대에 제출하자 사업 추진은 지지부진해졌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기류가 차츰 바뀌었다. 그동안 택지개발 사업이 마무리되고 나들목 예정지 인근 지구에 주민 약 13만 명이 입주하면서다. 나들목이 생겨 교통이 더 편리해지면 집값 상승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면서 사업에 찬성하는 주민이 늘어난 것이다. 이 같은 여론을 등에 업고 남동구는 조속한 착공을 요구했고 인천시는 조만간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2017년 3월 대형 화재로 좌판 상점 244곳과 상점 15곳이 잿더미가 된 뒤 상인들 갈등으로 복구사업이 미뤄지던 ‘소래포구 어시장 현대화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남동구는 지난달 21일 상인들로 구성된 소래포구현대화사업협동조합과 사업 추진을 위한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소래포구어시장 옛 터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2358m² 규모로 어시장 건물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협약에 따르면 조합원들이 어시장 건물을 새로 지어 남동구에 기부하고 남동구는 이들에게 신축 비용에 상응하는 만큼의 기간 동안 이 건물을 빌려주게 된다. 상점의 전대(轉貸·빌린 상점을 다른 상인에게 빌려주는 행위) 등을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사용허가를 취소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남동구와 조합은 다음 달 신축 어시장 건축설계를 공모한 뒤 착공 시기를 결정할 방침이다.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12월부터 어시장 상인들이 새 건물에서 영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호 남동구청장은 “남동구의 대형 숙원사업을 모두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만큼 착공에 필요한 행정을 신속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인천 남동구#소래 나들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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