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해외로… 계명대 학생들 해외봉사 활발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8일 03시 00분


중국 등 아시아 중심 해외봉사에서 아프리카-중남미로 영역 확대
16년간 17개국에서 3400여명 활동

계명대 국외봉사 단원이 올 1월 16일 콜롬비아 부에나비스타 시청 앞 광장에서 봉사활동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다. 계명대 제공
계명대 국외봉사 단원이 올 1월 16일 콜롬비아 부에나비스타 시청 앞 광장에서 봉사활동 사진전을 준비하고 있다. 계명대 제공
“제 삶의 가치를 깨닫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지난달 계명대 교육학과를 졸업한 김한결 씨(25)는 최근 콜롬비아 부에나비스타시 작은 마을에서 한 봉사활동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김 씨는 “저의 보잘것없는 손재주가 보탬이 된다는 사실에 뿌듯했다. 평생 잊지 못할 경험으로 남아 앞으로 쉽지만은 않은 나날을 헤쳐 나가는 데 힘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가 속한 계명대 국외봉사단 35명은 올 1월 9∼23일 콜롬비아 인스티투토 부에나비스타학교에서 봉사를 펼쳤다. 초중고교 과정이 같이 있는 이 학교 학생들이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를 만들고 건물벽화를 그려서 학교를 좀 더 친숙하고 따뜻한 공간으로 개선했다. 종종 학생들이 떨어져 다쳤다는 계단에는 난간을 설치했다.

봉사단은 학생들에게 한글과 태권도를 가르치고 그들에게 인기 높은 케이팝(K-pop) 댄스를 함께 추고 배웠다. 그러는 동안 현지 학생들과 정을 나눴고 봉사단 동료들끼리는 우정을 쌓았다. 특히 봉사단이 갹출한 돈으로 학생들이 갖고 싶어 하는 전자기타와 드럼을 선물했다. 이 학교 음악교사는 보답으로 3일간 연습한 애국가를 들려줬다.

계명대 유아교육과 3학년 정민주 씨(22·여)는 “봉사단이 머무는 동안 마을 주민들이 아주 잘 대해줘 몸 둘 바를 모를 정도였다. 이들과도 친해져 어느 집에 누가 사는지 이름까지 외울 만큼 정이 들었다”며 웃었다. 부에나비스타학교 아나 마리아 라미레스 시에라 교장은 “지금까지 우리 학교에서 이렇게 열심히 봉사한 단체는 없었다. 먼 나라 한국 대학생들이 자기 일처럼 열중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고마웠다”고 말했다고 한다.

계명대가 봉사활동의 시야를 전 세계로 넓히고 있다.

시작은 2002년 한중 수교 10주년을 맞아 황사 피해를 줄여 보자며 중국에서 벌인 나무 심기였다. 이후 네팔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몽골 방글라데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키르기스스탄 등에서 봉사활동을 이어나갔다. 지난해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봉사에 나선 데 이어 올해는 중남미까지 진출한 것이다.

아시아 밖으로 눈을 돌리면서 콜롬비아를 선택한 데는 중남미에서 유일한 6·25전쟁 참전국이라는 점이 작용했다. 그에 대한 보답의 뜻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봉사단 학생들은 마을의 6·25 참전용사인 호세 엘리 곤살레스 씨(92) 집을 방문했다. 집에는 6·25전쟁 때 찍은 사진이 걸려 있었고 태극기와 콜롬비아 국기가 함께 게양돼 있었다. 곤살레스 씨는 “젊은 시절 한국에서 피 흘리며 자유와 평화를 지켜냈다는 자부심이 크다. 한국 젊은이들이 나를 기억해 주고 찾아준 것은 영광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계명대 국외봉사단은 매년 여름·겨울 방학 두 차례 해외에서 봉사활동을 한다. 지금까지 17개국에서 연인원 약 3400명이 96차례 봉사활동을 펼쳤다. 16년간 국외봉사 지원금은 약 60만 달러(약 7억 원). 봉사단 경비는 교직원들이 2004년 자발적으로 조직한 사단법인 ‘계명 1% 사랑 나누기’에서 마련하고 있다. 900여 직원이 월급의 1%를 떼어 연간 4억 원가량을 모은다. 이 돈으로 저소득층 지원, 불우이웃 김장 나누기, 난치병 학생 돕기 등도 후원한다.

신일희 총장은 “학생들이 국외봉사를 넘어 민간 외교관 역할도 한다는 생각에 가슴 뭉클하다. 자신의 미래를 가꿔 세계로 뻗어가는 ‘계명인’이 되도록 꾸준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해외봉사#계명대#콜롬비아 부에나비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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