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축제육성委 12개 축제 평가… 효문화축제-계족산맨발축제 ‘웃고’
중구 칼국수축제-대청호벚꽃축제 등 콘텐츠 부족으로 예산지원 못받아
“문화관광축제에서 탈락한 중구 효문화뿌리축제는 한 번 더 기회를 주자. 하지만 칼국수축제는 이대로는 안 된다.” “동구 대청호벚꽃축제는 교통 대책이 의아스럽다.” “대덕구가 모호한 금강로하스축제를 뮤직페스티벌로 바꾼 것은 잘한 일이다.”
최근 대전시청에서 열린 2019 제1차 축제육성위원회. 각계 전문가가 모여 대전 12개 축제 등급(최우수, 우수, 육성)과 예산 지원 규모를 결정하는 자리다. 5개 구청과 시 축제 관계자들은 계획을 발표하고 심사위원들은 송곳 같은 질문을 쏟아냈다.
○ 예산 대폭 증액, 심사 결과 희비 엇갈려
최종 심사 결과 기획, 콘텐츠, 축제운영조직, 효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대전효문화뿌리축제와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유성온천문화축제는 대전시 최우수축제로 선정돼 1억 원의 예산을 지원(시 주관 제외)받게 됐고, 계족산맨발축제와 서구힐링아트페스티벌, 대청호뮤직페스티벌(금강로하스축제)은 우수축제로 선정돼 각각 7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대전국제와인페스티벌은 대중성 확보 방안 부족으로 최우수축제에서 육성축제로 2등급 하락했으며, 디쿠페스티벌과 견우직녀축제는 예년대로 육성축제로 지정돼 각각 3000만 원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대전 방문 때 칼국수로 점심식사를 한 계기로 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던 중구 칼국수축제는 다양한 칼국수 시식 기회 및 체험행사 부족 등의 이유로 등급 선정에서 아예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유성국화전시회와 동구가 처음 신설한 대청호벚꽃축제도 콘텐츠와 차별성 부족으로 탈락했으며, 예산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대전시는 올해 축제 지원예산을 예년 1억 원에서 5억 원으로 늘렸다. ‘대전 방문의 해’를 맞아 ‘1000만 관광객 시대’를 열겠다는 허태정 대전시장의 의지와 이를 지지한 대전시의회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차별성, 조직, 파급성 없인 안 된다”
위원들은 대전지역 축제의 경쟁력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것은 차별성 및 콘텐츠 부족뿐만 아니라 운영조직 부재, 새로운 변화를 위한 노력 부족 등을 꼽았다.
박은숙 대전문화연대 대표는 “지역축제가 콘텐츠 측면에서 다소 고여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 서구힐링아트페스티벌의 경우 축제를 계기로 ‘대전=문화도시’라는 이미지의 대외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철원 대전관광협회장은 칼국수축제와 관련해 “먹거리 축제의 ‘필수 요소’로 평가받는 다양한 칼국수 시식 체험, 칼국수 요리체험 부족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했으며, 다른 위원들도 “그동안 많은 지적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건양대 지진호 교수는 유성온천문화축제 개최 시기와 관련 축제 시기를 조정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는 온천이 갖는 따스함과 휴가, 힐링의 콘텐츠를 감안해 중부권 겨울축제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기존 전문가들의 의견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밖에 축제 기간 △지역화폐 유통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연예인 초청 과다 예산 집행 자제 △축제 전문조직 또는 전문가 배치 등의 조언도 쏟아졌다.
김용두 대전시 관광마케팅과장은 “올해에도 전문가들의 현장조사와 평가 등을 통해 발전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칠 것”이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축제 육성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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