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앓고 있다더니…시종일관 당당한 전두환

전두환 전 대통령이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으로 11일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다. 전씨는 2017년 4월 출간한 회고록에서 5·18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9.3.11/뉴스1 © News1

알츠하이머(기억장애)를 앓고 있다는 말은 변명에 불과했다. 법정에 들어서는 전두환씨(88)의 모습은 병을 앓고 있는 환자치고는 너무도 당당하고 외모는 건강해 보였다.

11일 오후 12시35분쯤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법원 법정동에 도착한 전씨는 경호원이나 부인 이순자씨의 부축 없이 혼자 걸어서 법원으로 향했다.

그는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이날 오후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건강한 모습으로 법원에 들어선 전씨는 쏟아지는 취재기자들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5·18당시 발포명령을 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아! 왜이래?”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전씨 측은 지난해 8월 전씨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고 공식 발표하며 재판에 2차례 불출석했고, 재판부는 결국 전씨에게 구인장을 발부했었다. 전씨는 이날 법정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연희동 자택을 출발할 때도 전씨는 주변의 부축을 받지 않고 혼자 집에서 걸어나와 승용차에 오르기도 했다.

알츠하이머 환자에게서 볼 수 있는 언어장애, 실어증, 기억장애 등의 증상이나 불편한 모습은 전씨에게서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광주시민 이종혁씨(47)는 “법원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니 거동에는 아무런 이상도 없는 것 같은데 알츠하이머를 핑계로 그동안 재판에 출석하지 않은 것은 광주시민들을 우롱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