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영 카톡방 ‘경찰총장’ 누구…단순 허세? 권력형 비리?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13일 17시 52분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더라" 카톡 메시지
메시지 작성자 공개 안해…버닝썬 개장전

‘정준영 카카오톡(카톡) 방’에서 ‘경찰총장’이란 단어가 등장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이 사건이 수사기관 최상부까지 연루된 권력형 비리 수사로 확대될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민갑룡 경찰청장과 출입기자단의 긴급 간담회에서 경찰 관계자는 “(카톡에) ‘경찰총장’이라는 말이 나온다”며 “그런 문구가 나왔기 때문에 당시에 영향을 미칠만한 어떤 사건이 있었는지 철저히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총장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직함이다. 경찰의 수장은 ‘경찰청장’이고, 검찰의 수장은 ‘검찰총장’으로 불리는데 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경찰총장’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찰에 따르면 2016년 7월 문제가 된 카톡 대화방에서 “옆 업소가 우리 업소를 사진 찍어서 찔렀는데(제보했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더라”는 메시지가 전송됐다.

이 방엔 정준영과 승리가 있었으며 ‘경찰총장’은 해당 메시지에서 한 번 언급된 것으로 경찰은 확인했다.

2016년 7월을 기준으로 볼 때 당시 경찰청장은 강신명 전 청장이었다. 강 전 청장은 그해 8월23일 임기를 마쳤으며 이철성 전 청장이 뒤를 이었다. 서울경찰청장은 이상원 전 서울청장으로 그는 2016년 9월23일 물러났다.

또 검찰총장은 김수남 전 총장으로 2015년 12월부터 임기를 시작해 2017년 5월14일 마쳤다.

경찰은 이날 경찰총장 메시지를 작성한 사람이 누군지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이 확보한 카톡 대화에 경찰총장이라는 인사가 어떤 식으로 사건을 무마해줬는지 구체적인 경위도 담기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버닝썬은 지난해 개장했기 때문에 메시지에서 지칭하는 업소는 버닝썬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메시지 작성자와 관련해 “버닝썬 관계자는 분명히 아니다. 버닝썬은 지난해에 문은 열었다”라면서 “(현재) 그 사람 소속이 어딘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경찰은 당사자들을 불러 해당 카톡 대화의 구체적인 경위를 따져볼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한정된 카톡 내용만 제보받은 상황”이라며 “원본 전체 카톡에 대해서는 영장을 받아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직함의 명칭조차 정확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단순한 허세성 발언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만에 하나 경찰 수장인 경찰청장이나 2인자인 서울청장, 혹은 검찰 최고 수장인 검찰총장이 연루됐을 경우 전무후무한 파장이 예상된다.

민 청장은 “경찰 최고위층까지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해선 현재 진행 중인 수사뿐 아니라 감사관실 내부비리수사대 등 감찰 역량을 총동원해서 철저히 수사·감찰해 나가겠다”며 “어떤 비위나 범죄가 발견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단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 전 청장은 이날 간담회 소식이 전해진 직후 경찰청을 통해 “승리란 가수에 대해서는 전혀 일면식도 없고 알지 못하며, 이 건에 대해서는 전혀 관련이 없고 알지도 못한다”며 공식 입장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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