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태극기 문양 우표 전시회’서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 등
역사적 가치 높은 20여점 선보여… 태극기문양 디자인 공모대전도 진행
‘피로 그린 최초, 최고의 태극기인 혈염(血染) 태극기: 조선시대 사헌부 감찰인 황만수가 국권 사수를 위해 손가락의 피로 손수 만든 태극기로 파란만장한 대한민국 역사의 산 증거품입니다.’
인천시립박물관협의회가 11일부터 인천시청 중앙홀에서 열고 있는 ‘태극기 문양 우표 전시회’에 전시된 혈염 태극기에 대한 설명이다. 이 전시회에는 구한말 제작된 것부터 최근 것까지 태극 문양을 담은 우표 약 600종과 함께 역사적 가치가 높은 태극기 2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14일 찾은 전시장에는 혈염 태극기를 비롯해 김구 서명문 태극기,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 동덕여대의숙 태극기,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 등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유서 깊은 태극기들이 관람객을 맞고 있었다.
인천은 어느 지역보다 태극기와 인연이 깊다. 1882년 5월 인천 동구 화도진에서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할 때 4괘 모양의 태극기가 등장했다. 수신사 박영효가 일본으로 가는 선상에서 태극기를 만들었을 때보다 4개월 먼저다. 제물포 앞바다에 정박한 미국 군함 스와타라호 선상에서 이응준이 도안한 태극기로 알려졌다. 고종은 4괘 문양 태극기를 1883년 국기로 처음 공포했다.
시립박물관협의회는 이 같은 역사적 인연을 배경으로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태극기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태극기 문양 우표 전시회에 이어 시립박물관협의회는 6월 28일까지 제1회 태극기 문양 디자인 전국공모대전을 진행하고 있다.
능허 시립박물관협의회 회장(59·스님)은 “21세기 시대정신을 담은 창의적인 태극 문양을 발굴하기 위해 마련한 첫 공모전”이라고 말했다. 수상작은 8월 9∼22일 인천문화예술회관 대전시실에서 열리는 3차 태극기 문양 우표 전시회 때 선보인다.
시립박물관협의회는 인천에서 펼쳐진 3·1운동 유적지도 탐방한다. 앞서 1일 시민 150명이 플래시몹 형태의 3·1만세운동 재현 퍼포먼스를 인천도호부청사에서 벌인 데 이어 9월 30일까지 인천 지역 10개 박물관에서 태극기 체험 프로그램을 연다. 이들 박물관은 당일이나 1박 2일로 인천 지역 3·1운동의 발상지인 창영초등학교와 황어장터, 강화도 길직교회, 덕적도를 견학한다.
인천 서구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진관사 태극기 원본을 바탕으로 태극기를 제작했다. 진관사 태극기는 1919년 서울 진관사에 주석(駐錫)하던 승려이자 독립운동가인 백초월 선생이 일장기에 청색을 덧칠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백 선생은 3·1운동이 일어나자 국내와 임시정부를 오가던 항일 승려를 만나고 자금을 모아 제2의 3·1운동을 추진했다.
서구는 새로 제작한 진관사 태극기를 가정오거리∼완정사거리 8.5km 구간에 걸고 독립유공자나 보훈단체에 제공해 ‘태극기 달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재현 서구청장은 “일장기 위에 태극 문양을 그린 진관사 태극기 원형이 일부 훼손돼 있다. 독립정신이 깃든 뜻깊은 태극기를 복원했다”고 말했다.
15일까지 열리는 태극기 문양 우표 전시회에서는 안중근 의사가 평소 가슴에 새기던 문구들 가운데 하나를 안 의사의 손도장과 함께 한지에 탁본해 주는 프로그램도 있다. 무료다. 태극기 문양 우표 전시회는 앞서 지난달 28일부터 5일까지 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기획전시실에서 1차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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