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경찰이 힘을 합쳐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위협한 뒤 납치해 달아나던 50대 남성을 붙잡았다.
15일 부산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30분께 ‘부산 동구 초량동 육거리 노상에서 덩치 큰 남자가 여자를 칼로 위협해 차에 태워 납치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자인 A 씨(30)와 B 씨(29)는 퀵서비스 기사로 각자 오토바이를 타고 납치 차량을 쫓아가면서 경찰에 실시간으로 위치를 알렸다.
경찰은 동부와 서부 관내 모든 순찰차에 출동지시를 내려 주요 지점에 배치했다.
납치 차량의 이동 경로를 무전으로 듣고 있던 구덕지구대 최준영 팀장은 도주 경로를 예상하고 출동해 구덕운동장 인근에서 용의 차량을 발견했다.
그러나 용의 차량은 경찰의 정차 명령에도 도주했고, 최 팀장은 도주하는 차량을 순찰차로 들이받았다.
그럼에도 용의 차량은 멈추지 않고 다시 도주했다. 이에 순찰차와 오토바이를 타고 용의자를 쫓던 신고자 A 씨, B 씨가 해당 차량을 잡기 위해 5km가량 추격전을 펼쳤다.
추격한 지 10여 분이 지났을 무렵, 구덕터널에서 사상구 학장 KCC 인근을 지나면서 신고자 중 한 명이 용의 차량 앞을 지나던 승합차를 막아섰다. 앞에 가던 차량이 속도를 늦추자 용의 차량도 덩달아 멈칫했다. 최 팀장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순찰차로 용의 차량 운전석 부분을 들이받았다.
용의자 C 씨(51·남성)는 차량에서 내려 줄행랑쳤다. 이를 본 최 팀장 또한 순찰차에서 내려 10m가량 쫓아 남성을 넘어뜨렸다. 이내 신고자 두 명이 합세해 용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C 씨는 사귀던 여자친구 D 씨가 헤어지자고 했다는 이유로 흉기를 들고 위협해 차에 태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C 씨는 몸무게가 95kg에 달하는 거구로 알려졌다.
경찰은 무사히 구출된 D 씨를 피해자 보호팀으로 보내는 한편, 특수감금치상 혐의를 받는 C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한편, 경찰 측은 신고에 이어 추격과 검거에 도움을 준 A 씨와 B 씨에게 표창과 신고포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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