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생명과학부 남덕우 교수팀이 유전자 발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암을 억제하는 마이크로RNA와 이와 관련한 세포 신호조절 경로를 발굴했다고 17일 밝혔다.
마이크로RNA는 19~23개 정도의 짧은 연기로 이뤄진 RNA 분자로, 여러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세포 활동과 암, 당뇨 등 만성질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남 교수팀은 15년 이상 차곡차곡 쌓인 유전자 발현 공공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는 새로운 분석 전략을 개발했다.
이 데이터베이스에서 각종 질병과 조직 특성, 세포 분화, 약물처리 등 다양한 세포 조건에 따른 5000여개의 데이터 세트를 가공해 유전자 발현 빅데이터를 수집했다.
또 마이크로RNA의 염기서열에 기반한 타깃 유전자(마이크로 RNA의 조절을 받는 대상 유전자) 집단의 정보를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459개의 인간 마이크로RNA에 의한 조절 네트워크를 예측하는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다.
특히 바이클러스터링이라는 양방향 군집화 분석을 통해 마이크로 RNA가 조절하는 유전자 집단과 관련 세포 조건을 동시에 제시해주는 새로운 접근법을 개발했다.
유전자 발현 빅데이터에 바이클러스터링 방법을 적용하면 줄기세포나 특정 질병 등 다양한 세포 조건에서 일어나는 마이크로RNA 조절 네트워크를 더 정확하게 발굴할 수 있다.
가령 유방암이 어떤 유전자들의 발현과 연결돼 있고, 이들 유전자를 억제하는 마이크로RNA가 무엇인지 예측하게 되는 것이다.
연구진은 실제로 유방암 발달에 중요한 신호전달 경로를 miR-29 등 적은 수의 마이크로RNA들이 집중적으로 억제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이라는 질병의 발달을 억제하는 마이크로RNA도 예측해내 이 기법을 다른 여러 질병으로 확장할 수 있음을 보였다.
남 교수는 “BiMIR 데이터베이스를 통해서 누구나 마이크로RNA, 세포 조건, 타깃 유전자 등에 대해서 마이크로RNA 조절 네트워크를 검색할 수 있다”며 “현재는 마이크로어레이 데이터 기반으로 만들었지만, RNA 시퀀싱 데이터도 충분해지면 더 다양한 세포 조건에서 더 정확한 네트워크 예측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옥스퍼드대학 출판사에서 발행하는 생물학 저널 ‘뉴클레익 에시드 리서치(Nucleic Acids Research, IF: 11.56)’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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