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라톤에 출전하려고 보름간 다이어트를 했습니다. 얼마나 뺐냐고요? 한 근(600g)이오!”
17일 개그맨 이용식 씨가 이렇게 말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 씨는 이날 열린 201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 10㎞ 부문에 참가하기 위해 출발점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준비 운동을 하고 있었다. 이 씨는 지난해(제89회) 동아마라톤에선 4㎞가량 달리다가 근육 경련이 일어나 포기했지만 이번엔 반드시 완주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날 동아마라톤 10㎞ 부문엔 채널A 건강정보 프로그램 ‘나는 몸신이다’(이하 ‘몸신’)의 출연진이 단체로 출전했다. ‘몸신’ MC 정은아 씨 말고는 마라톤을 제대로 뛰어본 경험을 가진 출연진은 거의 없었다. 배우 송옥숙 씨는 “마라톤은 처음이지만 평소 트레드밀(러닝머신)에서 1시간 정도 편하게 뛰기 때문에 걱정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오전 올림픽공원엔 1만5000여 명의 인파가 몰려 축제 분위기였다. 송파구의 미세먼지 농도는 ㎥당 41μg(마이크로그램·1μg은 100만분의 1g)으로 양호했다. 기온은 8도 안팎으로 다소 쌀쌀했지만 준비 운동을 하자 금세 몸이 달아올랐다. 최근 갑상선 항진증의 합병증인 안병증에서 회복해 건강을 되찾고 있는 서유리 씨는 “(중간에 쓰러져) 실려 나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면서도 “체력장에서 ‘특급’ 판정을 받을 정도로 좋았던 학창시절의 건강을 되찾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전 10시경 출발 신호가 울리자 ‘몸신’ 출연진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일제히 차량이 통제된 도로로 쏟아져 나왔다. 지난해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2’에도 출연한 ‘몸신’ 전문가 패널 김도균 씨는 “평소 출퇴근하던 차도 위를 두 다리로 달리니 기분이 정말 좋다”며 “이게 도심 마라톤의 매력이라는 걸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가수 레이디 제인 씨는 1시간 16분 만에 완주했다. 그는 “혼자서 달릴 땐 5㎞도 못 가서 지치곤 했는데 오늘은 정신을 차려보니 7㎞ 지점이더라”라며 “여러 사람과 함께 달리며 서로 격려를 하는 게 동아마라톤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MC 정은아 씨는 1시간 15분을 기록했다. 이번 동아마라톤 10㎞ 부문은 결승점을 앞둔 2㎞ 구간이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한 풀코스 참가자들과 코스가 겹친다. 정 씨는 “40㎞ 가량 달려온 진정한 마라토너들을 곁눈질로라도 옆에서 보며 함께 달릴 수 있다는 건 대단한 경험이었다”며 감격했다.
마라톤은 ‘무릎이 상하는 운동’이라는 오해와 달리 불필요한 체지방을 감소시켜 관절과 근육의 부담을 줄여준다. 심혈관계와 면역계에도 도움이 돼 전반적인 건강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 여기에 균형감각과 뇌 신경기능까지 높이기 때문에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몸신’ 전문가 패널 오한진 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마라톤은 에너지의 원천인 심폐 기능을 다질 수 있어 좋은 운동”이라고 권했다. 대한영양사협회장을 지낸 임경숙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몸신’ 전문가 패널)는 “마라톤을 준비하려면 평소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균형 있게 섭취하고, 대회 참가 3일 전부터 바나나나 단팥빵 등으로 탄수화물을 충분히 먹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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