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총장’ 총경, 승리술집 사건 알아보려 후배 접촉 정황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17일 21시 16분


경찰 "윤 총경, 몽키뮤지엄 수사 알아봐준 정황"
몽키뮤지엄, 일반음식점 신고…타 업소서 신고

이른바 ‘승리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언급된 윤모 총경이 강남경찰서를 떠난 이후에도 가수 승리(29·본명 이승현)와 유모 유리홀딩스 대표가 동업한 술집 ‘몽키뮤지엄’ 관련 사건을 알아봐 준 정황이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윤 총경이 2016년 강남서를 떠난 이후에도 부하직원을 동원해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수사 과정을 알아봐 준 정황이 확인됐다고 17일 밝혔다. 윤 총경은 2016년 1월 총경으로 승진하면서 강남서를 떠났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15일 경찰이 윤 총경, 몽키뮤지엄 사건을 처리한 강남서 담당 수사관 A씨, 윤 총경이 강남서 생활안전과장으로 근무한 2015년 당시 부하 직원이었던 경찰관 B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총경이 B씨를 통해 A씨가 수사 중이던 몽키뮤지엄 사건의 수사 상황을 알아봤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승리와 유 대표가 2016년 7월 개업한 몽키뮤지엄은 일반음식점으로 구청에 신고돼 있어 유흥업소처럼 운영될 경우 식품위생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었다. 당시 인근 경쟁 업소들은 몽키뮤지엄의 내부를 몰래 촬영해 경찰과 구청에 여러 번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사건을 맡은 A씨는 이 사건을 수사한 뒤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하지만 ‘승리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이 무마시켜줬다고 언급한 업소가 몽키뮤지엄으로 추정되면서 윤 총경의 개입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버닝썬 개장 전인 2016년 7월 승리, 정준영, 유씨 등이 포함된 문제의 단톡방에서 “옆에 업소가 우리 업소를 사진 찍어서 찔렀는데(제보했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더라”는 메시지가 전송됐다.

앞서 윤 총경은 지난 15일 경찰 조사에서 유씨와의 친분을 인정하고 골프·식사 사실에 대해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청탁 의혹에 대해선 부인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5일 과거 버닝썬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처리한 경찰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버닝썬 사건 수사와 관련해 현직 경찰관이 피의자로 입건된 것은 처음이다.

해당 경찰관은 지난해 버닝썬에 미성년자 고객이 출입해 술을 마셨다는 신고 사건을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업소에서 불거진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클럽 측과 강남경찰서 간 금품이 오고 간 정황을 확인해 수사 중이다. 강남서는 지난해 8월 해당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버닝썬이 지난해 7월 클럽에 미성년자가 출입해 경찰이 출동했던 사건과 관련한 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전직 경찰관 강모씨를 통해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 경찰관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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