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분향소 이안식
304개 영정 당분간 서울시청 보관, 18일 천막 14개 모두 철거 예정
“고(故) 김○○, 고 장○○….”
17일 오전 10시 40분경 서울 광화문광장, 이른바 ‘세월호 천막’에서 영정 사진을 꺼내기 시작했다. 사회자가 세월호 참사로 숨진 고인들의 이름을 한 사람씩 부르자 유족 또는 관계자들이 영정을 건네받았다. 2014년 7월 광화문광장 남단에 희생자 유족과 일부 시민단체가 천막을 친 뒤 꾸린 분향소에 놓인 영정 304개는 이날 이안식(移安式)을 거쳐 모두 서울시청으로 옮겨졌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거행된 이안식에는 416가족협의회의 희생자 가족과 시민단체 인사 등 약 100명이 참석했다. 불교 기독교 천주교 순으로 추모의식을 치른 뒤 추모발언이 이어졌다. 장훈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광화문 분향소를 정리한다는 것이 가족들에게 힘이 드는 일이지만 광화문광장은 시민의 공간임을 잘 알기에 이안식을 받아들인다”며 “아들딸들아, 이제 엄마 아빠 품에 안겨 집에 가자”고 말했다. 유족들은 노란색 점퍼를 입고 이안식을 지켜봤다. 광장에선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을 나눠 주는 이들도 있었다.
추모발언이 끝난 뒤 사회자가 희생자 가운데 당시 단원고 2학년 1반을 시작으로 고인을 호명해 영정을 옮겼다. 영정은 천막 앞에서 천으로 깨끗이 닦은 뒤 검은 상자에 담았다. 영정을 받으러 나간 유족과 지켜보는 시민들은 연신 눈물을 훔쳤다. 영정을 담은 상자는 낮 12시 반경 서울시청 지하 서고로 옮겨졌다. 영구적으로 보관할 장소를 찾을 때까지 이곳에서 보관할 예정이다.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 14개 동은 18일 오전 10시부터 치워진다. 천막 철거가 끝나면 같은 장소에 80m² 규모의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들어선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