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위원 “지열발전소 위험성 알리지 않고 추진”
2017년 11월15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 원인에 대한 정부 조사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두고 포항 시민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부조사공동연구단의 조사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19일 지진 직격탄을 맞은 포항시 북구 흥해읍 주민들은 “당시 지진은 인재(人災)가 확실하다. 정부 조사 결과 역시 우리 생각과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흥해읍 전통시장에 만난 한 시민은 “지진이 난지 벌써 2년이 지났지만 그때의 상황을 잊을 수가 없다. 왜 지진이 일어났는지 속시원한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신뢰한다. 조사단에 포함된 외국 과학자들의 편중되지 않는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정부의 국책사업에 대해 지자체에서 이러쿵저러쿵 간섭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열발전소 사업은 충분하지 않은 사전조사가 만들어 낸 인재란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지진과의 연관성에 무게를 뒀다.
정부조사공동연구단 소속 포항시민대표인 양만재 자문위원은 “포항지열발전소는 사업 추진부터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양 위원은 “포항지열발전소 준공 이전에 국내 학자들은 스위스 바젤지열발전소에서 일어난 각종 지진 데이트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누구도 위험성을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내 학자들은 2006년 시추 엿새 만에 규모 3.4 지진이 발생한 바젤지열발전소에 대한 각종 자료들을 봤을 것이다.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유발시켰다는 조사 결과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이를 시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위스 바젤발전소의 경우 지진 발생 이후 3년에 걸친 조사 끝에 ‘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유발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양 위원은 “바젤지열발전소는 2006~2008년 지진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해 시민들에게 정신적 피해를 최소화했다. 그러나 2012년 착공한 포항지열발전소는 2016년 물 투입을 시작할 때까지 시민들을 위한 어떤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17년 11월15일 포항 지진으로 1명이 숨지고 117명이 부상했으며 179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 포항지역 공공·사유 시설물 671곳이 전파, 285곳이 반파, 5만4139곳이 부분 피해를 입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지진으로 인한 직접 피해액이 846억원, 간접피해액을 합하면 332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포항=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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