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구 중구 동인동 대구시청 앞에서 열린 전기시내버스 시승식에서 이승호 경제부시장과 김종근 교통국장(오른쪽부터)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21일 오전 대구시청 앞 찻길에 파란색 시내버스 2대가 서 있었다. 지붕이 조금 높은 것 빼고는 보통 시내버스와 다를 바 없었다. 몇 분 뒤 승객들을 태운 버스가 출발했다. 서서히 움직이자 여느 시내버스와 다른 점이 느껴졌다. 부우웅∼ 하는 엔진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대구시가 올해 최초로 도입한 전기시내버스다. 최근 재난 수준으로 치닫는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전기시내버스를 들인 것이다.
전기시내버스는 본격적인 운행을 앞두고 이날 중구 동인동 시청 본관부터 북구 산격동 시청 별관까지 왕복 4km 구간을 시범 운행했다.
전기시내버스는 내연기관이 아닌 전기모터로 구동돼 주행하는 동안 배기가스를 내뿜지 않으며 신호대기 중에도 공회전으로 인한 연료 낭비가 없어 친환경 대중교통수단으로 평가받는다. 소음과 진동이 작아 승차감도 쾌적하다. 가상의 엔진소리를 내는 장치가 있어 보행자들이 버스가 다가오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이날 시승한 공무원과 버스업계 관계자들은 “정말 조용하고 승차감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버스 운전사들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전기시내버스 운전대를 잡은 정성환 씨(59·동명교통)는 “첫 전기시내버스 운전사가 돼 영광”이라며 “소리가 거의 나지 않고 차체의 떨림도 작아 운전이 수월해져 승객을 더욱 편하게 모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기시내버스는 우진산전의 아폴로1100과 현대자동차 일렉시티 등 2개 차종이다. 두 차종 모두 천장에 204∼256kWh 용량의 리튬폴리머 방식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배터리는 최고 출력 214∼326마력의 모터와 결합해 한 번 충전하면 250km 안팎을 운행할 수 있다. 이상현 우진산전 총괄이사는 “배터리가 방전된 상태에서 완전히 충전하는 데 70분 정도 걸리지만 종점이나 회차 지점에서 휴게시간에 수시로 충전하면 큰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각종 안전장치와 첨단 편의장치를 갖췄다. 운전석 계기판은 액정표시장치(LCD) 방식 스크린이다. 속도는 물론이고 주행가능 거리와 평균 연료소비효율, 배터리 충전량 같은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오토매틱 변속기는 고급 자동차에서 볼 수 있는 스위치 방식으로 전진, 중립, 후진 버튼을 눌러 주행방식을 변경한다. 저상버스여서 휠체어 탑승 장치가 있고 후방 카메라 및 경보장치를 달아 안전성을 높였다.
시는 25일부터 503번과 730번 노선에 전기시내버스 10대를 운행한다. 편도 약 30km의 단거리 노선으로 운행과 충전에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18대를 더 보급하는 등 매년 30대씩 늘려 2020년까지 130대를 노선에 투입할 방침이다.
대구시는 일반 전기차 보급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까지 전국에서 제주와 서울 다음으로 많은 7004대를 보급한 데 이어 올해 6116대를 추가 보급해 총 1만3000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친환경 교통수단인 전기시내버스로 시민이 좀 더 편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미세먼지를 줄여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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