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3시 반경 광주의 한 노래방에서 A 군(17·고교 자퇴생)을 비롯한 자퇴생과 고교생 등 6명이 노래를 부르며 술을 마셨다. 소주 12병과 맥주 서너 박스에 안주까지 시켜 먹고는 노래방 영업이 끝나는 오전 7시경이 되자 A 군을 빼고 5명이 가게를 빠져나갔다.
“술값 86만 원을 내라”, “은행 문 열면 주겠다”는 주인 B 씨(61·여)와 A 군의 실랑이는 가게 밖까지 이어졌다. 갑자기 A 군이 B 씨의 얼굴을 쳤다. 주변에서 폭행을 말리던 노래방 여성 종업원, 행인 등 성인 5명을 잇달아 때렸다. B 씨는 코뼈가 부러졌고 다른 이들도 전치 2, 3주 부상을 입었다.
이번만이 아니었다. 앞서 15일 오전 4시경 광주의 한 찻길을 무단 횡단하던 A 군은 경적을 울리는 택시를 멈춰 세우고 택시 운전사 C 씨(56)를 폭행했다. 이를 제지하던 다른 성인 4명도 연달아 때렸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24일 A 군을 상해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A 군은 신장 175cm가량의 날렵한 몸매였다. 폭행당한 성인 남성들은 맞받아 때리면 쌍방폭행이 될까 염려해 맞고만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성인 ‘주폭(酒暴)’은 자주 봤지만 A 군처럼 어린 나이에 술에 취해 폭행을 가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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