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 初-中학교 3곳, 저출산에 동시 폐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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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염강초-공진중 내년 폐교… 인근 송정중, 신설학교에 통폐합
초유의 ‘0명대 출산율’ 이어지면, 2030년 초등교 30% 사라질수도

저출산 여파로 학생 수가 감소해온 서울 강서구 염강초와 공진중이 내년 2월 문을 닫는다. 서울시교육청은 염강초와 공진중 등 2곳을 내년 2월 졸업식을 끝으로 폐교하기로 이달 초 확정했다. 인근의 송정중은 내년에 신설되는 마곡지구 중학교와의 통폐합이 추진되고 있다. 내년 3월 강서구 ‘마곡2중’(가칭)의 개교에 맞춰 통폐합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2015년 공립인 서울 금천구 신흥초와 흥일초가 한 곳으로 통합된 적이 있지만, 학생 수 감소로 공립학교 3곳이 동시에 통폐합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서울 은평구 은혜초는 사립초교로는 처음으로 학생 수 감소를 버티지 못하고 폐교했다.

저출산 쇼크가 서울까지 밀어닥치고 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이 0.98명에 그치는 등 세계 최초로 출산율 0명대 국가가 된 저출산의 충격파가 서울 초중교를 시작으로 광범위하게 우리 사회를 강타하기 시작했다.

학생 수 감소로 인한 폐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인구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추계모델을 활용해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해 출생아(32만6900명)가 초등 6학년이 되는 2030년이면 현재 초등학교 6064곳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1791곳(29.5%)이 사라질 위기에 놓이게 된다. 이는 지난해 연간 출생아 수와 학교당 학생 수(447명)가 앞으로도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한 전망치다. 2033년에는 중학교의 28%, 2036년이면 고교의 41.1%가 폐교 상황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출산율이 더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어 사라질 학교는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출생아 수 감소세는 이미 정부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다. 2016년 통계청이 고위, 중위, 저위 세 가지 전망치 중 인구 감소가 가장 빠르다고 예상한 저위 기준 지난해 출생아 수는 37만6000명이었다. 하지만 실제 출생아는 이보다 4만9100명이 적은 32만6900명에 그쳤다. 전국 17개 시도 모두 지난해 출생아는 저위 추계 기준 예상 출생아 수를 밑돌았다.

이에 통계청은 5년마다 진행하던 장래인구추계 시기를 앞당겨 3년 만인 이달 28일 특별추계를 발표하기로 했다. 새로운 인구추계가 나오면 교사와 군인, 취업자 수 전망치 등 정부의 각종 중장기 계획의 전면적 수정이 불가피하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조영태 교수는 “합계출산율 0.98명은 전쟁처럼 인간의 생존을 위협받는 때에나 나오는 수치”라며 “정부가 조속히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초등학교#중학교#폐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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