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자사고교장단 기자회견…“‘자사고 죽이기’ 평가”
“평가 지표 재검토해야…강행 시 법적 대응”
서울 자율형사립고들이 이달부터 시작되는 서울시교육청의 2기(2019~2022년) 자사고 운영성과(재지정) 평가를 거부하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이 한층 높아진 자사고 재지정 평가 기준을 제시해 지정취소 위기에 놓이자 초강수를 둔 것이다.
서울 22개 자사고 교장들의 모임인 서울자사고학교장연합회(연합회)는 25일 오후 서울 중구 이화여고 화암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서울 자사고를 대상으로 실시하려는 서울시교육청의 운영성과 평가는 ‘자사고 죽이기’라는 의도를 노골화한 것”이라며 “서울 자사고는 지금과 같은 기준의 평가는 절대 수용하지 않은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재지정 평가의 첫 단계인 운영성과 평가 보고서 제출부터 거부하기로 했다. 애초 운영성과 평가 보고서 마감일은 오는 29일까지다. 연합회는 “현 상태에서는 운영성과 평가 보고서 제출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이를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한층 강화된 서울시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기준에 대한 반발이다. 연합회는 “누가 보더라도 자사고에 불리하게끔 조작된 항목들을 서울시교육청은 평가 직전에 전격적으로 발표했다”며 “교육청이 자사고 학교운영을 자신의 입맛대로 평가하려 하는 데에 대비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회에 따르면, 재지정 통과 기준선은 60점에서 70점으로 상향 조정됐다. 사회통합전형 충원률 등의 배점도 늘었다. 서울 대부분의 자사고는 사회통합전형 입학생이 미달이다.
대신 학생·학부모 학교만족도 평가, 다양한 프로그램 편성·운영 등에 대한 배점은 낮아졌다. 이는 그동안 자사고들이 높은 점수를 획득했던 항목으로 꼽힌다.
평가를 앞두고 이뤄진 종합감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연합회는 “이번 평가지표에서 행정상의 사소한 실수에도 크게 점수를 깎는 감사 지적사항 감점을 5점에서 12점으로 대폭 늘렸다”며 “이 상황에서 이달 재평가 대상 자사고에 대한 종합감사를 실시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평가지표로는 모든 학교의 재지정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연합회는 “올해 평가를 받는 13개 자사고들은 교육청이 제시한 기준에 따라 자체적으로 모의평가를 실시했는데 단 한 곳도 재지정 통과 기준점을 넘어선 곳이 없다”며 “일제강점기에나 가능했던 사학 말살 정책이 21세기 대한민국 수도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추가 대응도 예고했다. 김철경 연합회장(대광고 교장)은 “자사고의 정착·발전·지원을 위해 도입한 재지정 평가 제도를 정치논리를 앞세워 자사고 폐지 수단으로 둔갑시키고자 하는 교육당국의 어처구니없는 반교육적 처사를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평가지표 개선이 없을 시 향후 행정소송 등 법적대응은 물론 모든 학부모 및 유관단체와 연대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교육 획일화 정책에 맞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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