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3시 19분경 강원 춘천시 서울양양고속도로 강촌나들목 인근 양양 방면 갓길에 경차 한 대가 서 있었다. 이 일대를 순찰 중이던 강원지방경찰청 소속 고속도로순찰대가 이 차량을 발견했다.
운전자는 등받이를 젖힌 채 누워있었다. 경찰이 창문을 여러 차례 두드렸지만 운전자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경찰은 자살을 의심하고 긴급 견인차량 기사를 불러 문을 열도록 했다. 차 안에서는 술 냄새가 진동했고 그제야 운전자가 부스스 깨어났다.
경찰 조사 결과 운전자 윤모 씨(28)는 경기 광주시에서 일용직 일을 하다가 눈비가 내려 일을 못하게 되자 동료들과 술을 마신 뒤 주거지인 서울로 돌아가려고 운전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윤 씨가 술에 취해 길을 잘못 들어 춘천까지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윤 씨가 음주 운전한 거리는 약 50㎞로 추정되고 있다.
윤 씨는 경찰에서 “왜 여기에 와 있는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결과 면허 취소에 해당하는 0.15%로 나타났다. 경찰은 윤 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만취해 먼 거리를 이동했으면서도 사고가 안 난 것이 다행일 정도였다”며 “보호자를 불러 신병을 인계했다”고 말했다.
춘천=이인모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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