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조위 “세월호 DVR 해군 인양시점 거짓일 가능성 있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28일 14시 02분


코멘트

"해군 수거 DVR·검찰 확보 DVR 다른 듯"
"수거 방식·과정 등 영상에서 확인 안 돼"
"손잡이 고무패킹 유무·잠금상태 등 상이"

세월호 참사의 주요 증거물인 폐쇄회로(CC) TV DVR(Digital Video Recorder·CCTV 영상이 저장된 녹화장치)이 조작된 증거물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군이 2014년 6월22일 세월호 선내 안내데스크에서 수거했다고 주장한 DVR과 검찰에 증거로 제출된 ‘세월호 DVR’이 상이한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조위는 “관련자 진술 및 수중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2014년 6월22일 오후 11시40분께 안내데스크에서 DVR을 확인하고, 케이블 커넥터의 나사를 푸는 방식으로 케이블과 분리한 본체를 수거했다는 취지의 해군 관계자 주장을 사실로 보기 어려운 정황과 자료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특조위에 따르면 세월호 선체 인양 후 해당 구역 및 해당 구역에 대한 뻘 제거 영상을 확인한 결과, 케이블 선만 발견되고 커넥터는 발견되지 않았다. 분리 및 수거작업을 하는 과정, 안내데스크에서 우현 현측까지 DVR을 들고 나오는 과정에서도 DVR은 영상에 한 번도 포착되지 않았다.

또 DVR을 수거한 해군 중사는 “DVR이 너무 무거워서 왼손으로 엄브리컬을 잡고 오른손으로 DVR을 쥔 상태에서 세월호 선체 밖에 대기 중이던 하사가 엄브리컬을 당기는 방법으로 수직상승해 세월호 밖으로 나왔고, DVR을 우현 현측 외판에 올려놨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특조위는 그러나 “수중영상을 보면 이 중사는 오른손으로 엄브리컬이 아닌 인도색(가이드라인)을 잡고 식당을 거쳐 까페 창문을 통해 나온 것으로 확인된다”며 “이는 수직상승으로 보기 어렵고, DVR을 세월호 밖, 즉 우현 현측 외판에 올려놓는 장면도 영상에 나타나지 않아 DVR을 아예 가져오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해군이 수거한 DVR은 같은 날 해경이 마대자루에 보관 후 검찰에 이관한 DVR과 손잡이 고무패킹 유무, DVR 전면부 잠금상태 및 잠금부위 훼손 여부 등에서 상이하다고 봤다.

박병우 진상규명국장은 “해군이 실제로 안내데스크에서 DVR을 분리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것, 수거된 DVR이 검찰이 갖고 있는 ’세월호 DVR‘과 다르다는 것이 우리의 조사 내용”이라며 “해군·경이 진실을 은폐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사전에 DVR을 수거한 뒤 (6월22일에) 다시 이상 없이 꺼내 왔다는 것을 연출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추론은 조심스럽지만 이같은 참사가 났을 때 누군가는 그 상황을 정확히 알고 싶어하지 않았겠냐. 필요에 의해서 사전에 수거해 포렌식을 통해 내용을 살펴볼 수도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에 손을 댔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며 “국민에게 발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해 연출이 필요하지 않았나 추측해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수의 국가 기관이 위 과정에 개입한 정황 등 본 사안의 중대성과 긴급성, 조사내용과 관련한 긴급 제보가 절실한 점 등 때문에 이를 긴급발표 하게 됐다”며 “특별법에 따른 수사 요청, 고발 등도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