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조위, 28일 조작 가능성 제기
"DVR 수거 후 다시 꺼내오는 상황 연출"
"누군가 내용 미리 살핀 것 아닐까 의혹"
"우리도 조사하면서 경악 금치 못했다"
해군이 세월호참사 주요 증거물인 폐쇄회로(CC)TV DVR(Digital Video Recorder·영상이 저장된 녹화장치)의 첫 수거 시점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해군이 2014년 6월22일 세월호 선내 안내데스크에서 수거했다고 주장한 DVR과 검찰에 증거로 제출된 DVR이 상이한 것으로 의심되는 단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군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빠른 시점에 CCTV DVR을 수거했고, 이 장치에 녹화된 영상도 누군가 먼저 봤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특조위 발표의 요지다.
다음은 세월호 특조위와의 일문일답.
-해경·해군이 가짜 DVR을 제출했다는 의미인가?
“세월호 DVR은 실제로 배에 설치는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사전에 이것이 수거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갖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전에 수거가 됐다면 배에는 없었을텐데, 이를 다시 이상 없이 꺼내오는 것을 연출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해군·해경이 (DVR을) 조작·은폐 해야하는 이유를 유추한다면?
“저희도 조사하면서 경악을 금치 못하는 상황이었다. 일단 추론은 대단히 조심스럽다. 어마어마한 참사가 발생했을 때 누군가는 그 상황을 정확히 알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필요에 의해서 사전에 (DVR을) 수거해 포렌식을 통해 내용을 살펴 볼 수도 있었겠다. 데이터에 손을 댔는지도 들여다 보고 있는데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 데이터까지 손을 댔다는 게 특정되면 복잡하고 위험한 상황이 될 것 같다. 국민에게 (당시 상황을) 발표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해 연출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었나 추측해 본다.”
-어떤 전문기관의 검증을 받았는지?
“사전 논의를 통해서 기관을 노출하지 않기로 했다. 대법원에 검증 증거를 갖고 있고, 많은 경험이 있는 신뢰도 높은 기관으로 보면 된다.”
-특조위의 주장대로 커넥터가 절단이 된 것이라면 절단면이 보여야 한다. 절단면은 어떻게 돼 있는지?
“인양 후 작업자들이 뻘 제거를 하면서 전선을 벽에서 꺼내는 부분이 있는데, 70㎝에 달하는 전선 끝에 커넥터가 달려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 커넥터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게 2017년 6월의 일이다. 이미 반출된 부분은 폐기가 된 걸로 알고 있다.”
-DVR을 잠수사가 끌어 올리는 과정을 찍은 8분짜리 영상이 흑백이라고 했는데, 이 영상에 화질 열화나 조작의 흔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누구도 명쾌하게 해명하지 못했다. 다른 영상에서 보면 (잠수사들은) 해경에 제출했다고 한다. 실제 그랬는지 확인이 필요하긴 하지만 매일매일의 영상은 해경에 제출했다고 했다. 해경은 찾았다고 해서 어제 영상을 가지고 왔다. 1기 특조위 때 8분짜리 영상과 동일한 것을 가지고 온 것이다. 다시 조사가 필요하다.”
-배가 얌전히 넘어진 게 아니기 때문에 DVR이 제 자리에 가만히 있지 않았을 가능성도 고려한 것인가. DVR에 연결된 전선 부분은 나사를 안 조여도 붙어 있을 수 있지 않나.
“케이블 연결은 이틀 뒤에 충격이 있는 것과 조사와는 크게…8시48분에 끊겼다는 것과 케이블 연결 잠금 상태는 수차례 걸쳐 그 당시에 설치했던 당사자가 2014년 2월에도 잘못하면 풀려서 단단히 조여놨다는 진술을 받아놨다.” -2014년 6월22일에 이미 꺼냈던 것을 다시 가지고 들어갔다가 올라와서 또 바꿔치기 했다는 주장인데, 논리적으로 이게 맞는 부분인가.
“그런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우리도 이상하게 생각한다. 세월호 DVR을 사전에 수거해서 조작을 했든 안했든 간에 DVR이 한 번 물에 들어갔다가 다시 올라왔을 때 복원이 다시 안 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우려 때문에 그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나리오까지 미리 특정하는 것은 조사에 좋은 태도는 아니기 때문에 그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8시48분까지 복원된 것은 신뢰할 수 있는지.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중간이 없어졌다고 할 수 있는데, 그 주체나 이유는 무엇이라고 추측하고 있는지.
“영상으로는 8시46분까지 남아있다. 그 부분은 데이터 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업체에 대한 조사는 아직 하지 않고 있으나 조사 결과에 따라 이는 유동적일 수 있다.”
-CCTV 건지는 것을 당시 바지선에서 유가족이 지켜보고 있었을텐데 증거물 바꿔치기가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바지선에서 상시적으로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있고 해군과 해경 참관인은 없었는지.
“정황에 대한 얘기다. 우리가 이런 조사를 할 수밖에 없는 정황들이 있었다. 가족들은 그날(6월22일) 밤 안 계셨고, PD 3명이 계신 상황에서 조용히 잠수가 이뤄진 것이다. 해군이 복명복창을 크게 하는데 이날 11시10분 이후에는 복명복창을 하지 않는다. 이런 정황 때문에 가족들이 철수했다. 그런데 나온 것이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민간, 해군, 해경 잠수사가 있다. 계속 잠수사들이 배를 타고 교대하고 유류품 수거를 하면 수거는 보통 인원 교대를 할 때 같이 하는데 민간 잠수사들이 실제 잠수를 하고 있을 때다. 거기서 이렇게 조용하게 한 것은 다른 영상에서는 볼 수 없다. 복명복창도 다른 영상에서는 보이는데 이때는 하지 않았다.”
-왜 6월22일 밤에 수거를 했는지, 정부 차원에서 이같은 일이 진행됐다면 지난 5년 간 조직적으로 은폐됐다는 얘긴데 그 힘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6월22일에 수거한 이유에 대해서는 사실 정밀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사전에 수거했다면 포렌식에 시간이 오래 걸렸을까, 잘 모르겠다. 조직적인 일이었다고 했을 때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해군, 해경이 업무를 분절해서 맡지 않았나.”
-DVR 수거를 담당한 중사, 하사는 아직도 군인 신분인지. 이들의 위증 의혹에 대한 추가 조사 등은?
“둘 다 현역이다. 진술 청문회를 통해 말을 하면 위증이 된다. 이제는 특조위와 검찰, 경찰이 같이 가야 좀 더 정밀한 조사가 되지 않을까 한다.”
-하드디스크가 바뀌었을 가능성 등을 조사한 게 있는지.
“굳이 하드디스크를 바꾸지 않고 내부에 있는 CD롬과 같은 것만 교체해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고 판매일자까지 추적을 하고 있다. 딱 부러지게 나오지는 않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