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이후에도 가임기가 끝날 때까지 자녀를 낳지 않는 부부가 10년 사이 2배 늘어나고 40대 여성 10명 중 1명은 결혼을 선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한명이 실제 낳은 자녀 수는 30년 사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코호트 완결출산율 분석 결과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0~44세인 1971~1975년생 여성들의 코호트 완결출산율은 1.62명이었다.
코호트 완결출산율은 특정 연도(코호트)에 태어난 여성이 가임기간 낳는 총 자녀 수로, 여성들이 실제로 낳은 자녀 수가 몇명인지 보여줄 수 있는 출산율 지표다.
30년 전 40~44세 여성들인 1941~1945년 출생 여성들이 평생 3.73명의 자녀를 낳았던 것과 비교하면 2.11명(56.6%)이나 줄어든 숫자다. 완결출산율은 1956~1960년 코호트에서 1.96명으로 인구를 현상 유지할 수 있는 수준(2.1명) 밑으로 내려간 뒤 1961~1965년 1.88명, 1966~1970년 1.84명 등 하락세를 보였다.
이 기간 자녀가 없는 여성 가운데 첫째 자녀를 낳는 여성의 비율(출산 진도비)도 0.98에서 0.84까지 떨어졌다. 즉 1971~1975년에 태어난 40~44세 여성 100명 중 26명은 자녀가 한명도 없다는 얘기다.
실제 출생연도별로 보면 결혼 이후 자녀를 낳지 않는 무자녀 기혼 여성 비율이 최근 들어 급증했고 비혼여성 비율도 10%대에 접어들었다.
1941~1945년에 태어난 40~44세 여성들 가운데 1.5%에 불과했던 무자녀 기혼 여성 비율은 1961~1965년 3.2%, 1966~1970년 2.5% 수준을 보이다가 1971~1975년 출생 여성들 사이에선 6.2%까지 2배 이상 증가했다. 부부 100쌍 중 6쌍 정도는 여성의 가임기가 끝날 때까지 자녀 없이 부부끼리 지내는 셈이다.
40~44세까지 결혼하지 않고 비혼으로 사는 여성 비율은 1941~1945년 0.7%, 1946~1950년 1.1%에서 1971~1975년 10.1%로 30년 사이 10배 정도 높아졌다.
보고서를 작성한 신윤정 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전반적으로 출산율 감소는 출산을 미루는 것과 미뤄진 출산이 이후 연령대에서 실현되지 못하는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며 “비혼자의 증가와 결혼한 부부들이 애초 낳기를 희망한 수만큼 현실적으로 자녀를 낳지 못하고 있는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5~49세 기혼 여성은 결혼 당시 평균 자녀 2명을 출산하기로 계획하지만 실제론 1.75명만 낳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 연구위원은 “문재인 정부의 저출산 대응 전략이 합계출산율 회복의 양적 목표에서 ‘삶의 질 향상’과 ‘성 평등 구현’ 등 질적 목표로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진 바 있다”면서 “출산을 미루고 원하는 만큼 자녀를 낳지 못하고 있는 사회경제적 원인에 대응하여 세부적인 정책 내용이 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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