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3보] 고성 산불, 강풍에 속초 시내까지 확산…긴급 대피령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4일 23시 47분


4일 강원 고성에서 산불이 발생해 강풍을 타고 인접한 속초까지 확산되면서 주민들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날 오후 7시 17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일성콘도 근처에서 산불이 났다. 도로변 인근에서 시작된 불은 초속 7m 가량의 강풍을 타고 급속히 확산했다. 소방당국은 날이 어두워 헬기를 띄우지 못하고 물탱크와 펌프차 등 장비 23대와 소방대원 등 78명을 투입해 초기 진화에 나섰으나 바람이 강해 큰 불길은 잡지 못했다. 이날 강원도에는 강풍경보와 건조경보가 내려졌다.

산불은 강풍을 타고 인접한 속초시까지 확산됐다. 속초시는 산불 발생지역과 인접한 바람꽃마을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렸고 한화콘도와 장천마을 주민들에게도 청소년수련관으로 대피하라는 재난 안전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영랑동과 장사동 사진항 주민에게도 대피령을 내렸다.

불길이 급속도로 번지면서 강원소방은 산불 진화를 위해 서울 경기 충북소방에 지원을 요청했다. 소방청은 이날 오후 8시 반경 서울 인천 경기 충북 지역 소방차 40대 출동을 지시했고 이어 추가로 전국으로 소방차 출동을 지시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전국 규모로 소방차 출동을 요청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라고 밝혔다. 소방청은 오후 10시 20분경 고성 산불에 최고수준 대응인 3단계를 발령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오후 9시경 “산불이 강풍으로 인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만큼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대피에 만전을 기하라”면서 “지방자치단체, 군부대, 경찰 등과 협조해 진화인력과 장비를 최대한 동원, 조속히 산불이 진화되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앞서 이날 오후 2시 45분경 강원 인제군 남면 남전리 남전약수터 인근 야산에서도 불이 났다. 산림당국은 헬기 11대와 인력 약 620명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지만 초속 6~7m 강풍이 불어 일몰 전 진화에는 실패했다. 소방당국은 날이 어두워지자 헬기를 철수했고 진화 인력은 민가 인근에 집중 배치했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8시 현재 진화율 50%, 피해 면적은 10㏊로 잠정 집계됐다.

인제군은 강풍을 타고 산불이 확산되자 남전리 인근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려 17세대 35명이 부평초교로 긴급 대피했다. 또 컨테이너 4개 동과 비닐하우스 1개 동이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소방당국은 5일 일출과 동시에 헬기와 지상진화대를 집중 투입해 조기 진화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기상청은 5일까지 강원 산지의 순간 풍속이 초속 30m(시속 108km)에 이르는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했다. 산림청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69건으로 이 가운데 21건은 야간 산불로 이어져 대응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장창근 채널A 스마트리포터

고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