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속초로 수학여행 떠났다가 산불로 긴급대피했던 경기 지역 학생 중 일부가 연기를 마시고 매스꺼움을 느껴 병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5일 오전 0시께 자신을 동두천 보영여중 학부모라고 밝힌 A씨는 인스타그램에 고성 산불이 속초까지 번진 사진을 올렸다.
사진은 ‘고성 레이크오션 리조트’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로고가 나와 있었고, 이어진 사진에는 수학여행 버스의 앞 유리창이 깨져 있는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보영여중 120여명 학생들은 지난 3일 2박3일 일정으로 고성 레이크오션 리조트로 수학여행을 떠난 상태였으며, 해당 숙소는 지난밤 산불이 발생한 곳과 불과 10㎞ 남짓 떨어져 있었다.
학교 측은 현장 상황 판단 및 학교장 재량으로 학생들을 서둘러 대피시켜 이날 오전 3시께 모두 귀가 조처했으며, 다수 학부모에게 별다른 피해는 없다고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전날 오후 7시께 ‘산불이 발생했다’는 긴급재난문자가 학생들에게 발송됐는데 4시간이 지난 오후 11시20분께야 출발해 그사이 학생들이 연기를 흡입하는 등 고통 속에 상황을 지켜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부모 A씨는 “그 4시간 사이 아이들이 엄청나게 무섭고 힘들어했다”면서 “그 사이 연기를 들이마셔 부상 입은 학생들도 있고, 그런 와중에 교통사고까지 났다고 전해져서 걱정했다”고 전했다.
<뉴스1>이 의정부·동두천 지역 종합병원을 확인한 결과 25여명의 보영여중 학생들이 5일 오전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안성 명륜여중 학생들은 서둘러 대피했지만 정확한 건강 상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명륜여중은 140여명의 학생을 인솔해 3일부터 2박3일간 일정으로 진로캠프 및 수련활동을 펼칠 계획이었으나 하루 앞선 4일 저녁 긴급 복귀 결정을 내리고, 5일 오전 5시께 학교로 돌아왔다.
명륜여중 관계자는 5일 오후 <뉴스1>과 통화에서 “지금 뒷수습 하느라 정신이 없다”면서도 “학생들 건강은 모두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귀가 후 학생들의 건강상태에 대해 확인했냐’는 질문에는 “전화 끊겠다”는 대답으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평택 현화중 역시 사흘짜리 일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던 현장체험학습을 이틀로 줄여 마무리하고 복귀했다. 차량 한대가 전소돼 학생들이 급하게 탈출하기는 했지만 다친 사람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 교육청은 강원도로 체험학습을 떠난 학교가 더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피해학생들에게 심리치료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학생 트라우마 예방교육, 1일 특별상담 지원, 학생 외상 및 심리 치료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계획이 미흡한 가운데 학생과 학부모는 아직 향후 계획에 대해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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