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의 섬’ 울릉도, 세계적인 관광명소 꿈꾼다

섬 일주도로 55년만에 완전 개통, 주민불편 해소-관광객 증가 기대
울릉군, 관광 인프라 확충에 총력… 내년엔 대형 여객선 상시접안 가능

7일 경북 울릉군 북면 천부리에서 승용차가 일주도로를 달리고 있다. 일주도로는 계획 확정 55년 만인 지난해 말 완전 개통해 차로 섬 한 바퀴를 도는 게 가능해졌다. 울릉군 제공

울릉도 관광이 새로운 전기(轉機)를 맞고 있다. 섬을 막힘없이 한 바퀴 돌 수 있는 도로가 55년 만에 개통한 것이다. 주민의 불편이 해소됐고 관광객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울릉군은 올해 관광객 40만 명 유치와 국제적 관광 명소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각종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를 보강하고 있다.

경북도와 울릉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일주도로 전체 44.2km 구간 가운데 개통되지 않았던 울릉읍 저동리 내수전∼북면 천부리 섬목 4.4km 구간 공사를 마무리했다. 1963년 3월 울릉도 종합발전계획의 하나로 확정된 지 55년 만이다.

일주도로는 1976년 착공해 2001년 미개통 구간을 제외한 39.8km가 개통됐다. 하지만 나머지 구간은 해안절벽이 군데군데 있는 산악지대여서 공사가 까다롭고 사업비 부담도 커서 10년 이상 공사를 하지 못했다. 2012년부터 국비를 포함한 1340억 원을 들여 공사를 재개했고 지난해 말 완공해 지난달 29일 준공식을 열었다.

주민과 관광업계는 크게 반기고 있다. 울릉군 북면 천부리에서 저동리까지 거리가 39.8km에서 4.4km로 줄면서 차량을 이용하면 기존 1시간 반에서 10∼20분 만에 도달할 수 있게 됐다. 배상용 울릉발전연구소장은 “천부리 주민들이 목욕탕이나 병원, 보건소에 가려면 도동리까지 섬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거의 한 바퀴를 돌아가야 했는데 일주도로가 뚫리면서 생활이 엄청 편리해졌다”며 “관광객들도 한층 여유롭게 울릉도를 돌아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울릉도 관광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울릉군 관계자는 “일주도로가 개통돼 렌터카를 이용하면 훨씬 수월하게 섬 전체를 둘러보며 관광을 할 수 있게 됐다”며 “렌터카를 활용하는 개별관광이 더욱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울릉도 단체관광과 개별관광 비율은 약 70% 대 30%다.

울릉군은 올해 관광객 목표를 지난해 35만 명보다 5만 명 많은 40만 명으로 잡고 각종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 확충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독도와 함께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된 데 이어 올해는 울릉도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먼저 2021년까지 사업비 1482억 원을 들여 일주도로의 21.1km 구간 도로 폭을 넓혀 운전자들이 더 편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같은 해까지 북면 현포리 울릉도·독도해양연구기지에 20억 원을 들여 해양보호구역 방문자센터를 만든다. 지난달부터 주요 관광지 18곳 중 10곳 이상을 방문해 스탬프를 찍어 오면 특산물을 증정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관광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던 접근성을 높이는 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2881억 원을 들여 추진하는 사동항 2단계 개발 사업이 내년 7월 완료되면 대형 여객선이 상시 접안할 수 있다. 울릉군 최대 숙원인 울릉공항은 지난주 국토교통부 공역위원회에서 울릉∼포항 항로 신설이 확정되면서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일주도로 주변은 트레킹이나 자전거여행 코스로도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더 많은 관광객이 이색적이고 환상적인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대형 여객선을 필두로 관광 인프라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