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된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이자 유명 블로거 황하나 씨가 연예인 지인의 권유로 마약을 했다고 진술한 가운데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이 "전략적인 요소가 있는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백 전 팀장은 9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황 씨가 언급한 연예인 지인에 대해 "(권유한 연예인은) 남자 연예인이다. 상당히 친하게 지낸 남자 연예인이 마약을 권유했고 같이 만나서 잠을 자면 강제로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그런데 마약 수사를 했던 수사관들 입장에서는 꽤 의문점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서 클로나제팜 같은 게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돼 있다. 이게 성분이 두 가지가 있다. 신경흥분전달물질과 억제전달물질. 이런 경우는 신경흥분전달물질로 복용한 거다. 이게 중독성이 심하고 환각 증세가 있다. 이걸 복용하다 끊으면 금단현상이 엄청 온다. 그래서 법적으로 의약품으로는 사용하지만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해 마약에 준해서 처벌한다"라고 설명했다.
백 전 팀장은 "잠들어 있는데 강제로 투약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예를 들어서 물을 가지고 입 안으로 해서 먹게 하는 방법이 있고, 하나는 일회용 주사기를 통해서 팔이나 다른 몸 신체 부위에 투약해야 한다. 그런데 잠든 사이에 그게 있었다고 하면 본인이 주사기를 찔렸을 때 통증 같은 걸 느낀다. 그런데 이런 부분의 진술을 하는 부분은 좀 전략적인 요소가 있지 않느냐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있다"라고 말했다. 즉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억울하게 투약 당했다는 주장을 펴려는 의도가 의심된다는 것.
경찰에 따르면 황 씨는 지난 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알고 지내던 연예인 A 씨의 권유로 마약을 계속하게 됐다"라고 진술했다.
2015년 필로폰 투약 후 한동안 마약을 끊었다가 A 씨 권유로 작년 말부터 다시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황 씨는 2015년 5∼6월과 9월 필로폰, 지난해 4월 향정신성 의약품인 클로나제팜 성분이 포함된 약품 2가지를 불법 복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 씨가 A 씨의 권유로 다시 마약에 손을 댔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 이호선 심리상담 전문가는 같은 방송에서 "하란다고 하느냐. 대마초 2011년 사건도 그렇고 2015년 필로폰 사건도 그렇고 법정을 왔다갔다 했는데 그 상황에서 누가 준다고 하는 게 납득이 좀 안 된다. 잠잘 때 투약했다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라고 판단된다"라며 "마약은 이제 우리나라의 화두가 됐다. 예방과 교육이 저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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