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요양원서 80대 치매노인 이불 뒤집어 씌우고 폭행…경찰 수사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11일 11시 02분


‘폭행 동영상’ 확인한 가족이 경찰에 신고

고령 요양원 노인학대 장면. 요양원 CCTV캡쳐© 뉴스1
고령 요양원 노인학대 장면. 요양원 CCTV캡쳐© 뉴스1
경북 고령군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80대 노인을 폭행하는 등 학대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고령경찰서는 11일 A요양원에서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이모씨(63·여)와 원장 서모씨(51)씨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23일 오전 5시30분쯤 요양원에서 윤모씨(85)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폭행 장면은 윤씨가 머무는 방에 설치된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CCTV 영상에는 한 여성 요양보호사가 80대 남성 환자의 머리를 밀어 넘어뜨린 뒤 이불을 덮어씌우고 올라타 폭행하는 모습과 신고있던 실내화를 벗어 환자의 머리를 때리고 발로 차는 모습 등이 담겨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대·소변으로 젖은 옷을 갈아 입히는 과정에서 할아버지의 저항이 심해 빚어진 일이며, 상습적인 학대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 가족은 “평소 손에 멍이 들고 다친 모습이 자주 보였지만 입소한 노인끼리 다투다 그런줄 알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서 원장은 재단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고령군은 A요양원 입소 환자들의 명단을 파악해 보호자들에게 폭행사건 사실을 통보했다.

또 경찰, 노인전문기관의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행정 처분을 위한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김대기 고령경찰서 수사과장은 “CCTV 영상을 분석해 요양보호사 등을 상대로 폭행 동기 등을 조사한 후 입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노인복지법에는 노인에게 폭행을 가하거나 상해를 입히는 행위,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성폭행·성추행 등)에 대해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고령=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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