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17일 '포장재 재질·구조개선 등에 관한 기준' 개정안 고시
페트병, 무색이고 라벨 쉽게 제거땐 '우수'…접착제 미사용 '최우수'
맥주 페트병 등급변동X…유색 종이팩·와인병 '어려움' 새롭게 부여
내년부터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의 포장재를 사용한 제조사는 환경 분담금을 더 많이 내게 된다.
환경부는 오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포장재 재질·구조개선 등에 관한 기준’ 개정안을 고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 개정안은 현행 1~3등급으로 나뉘는 9개 포장재의 재활용 등급기준을 ‘최우수-우수-보통-어려움’ 4가지로 세분화하는 것이 골자다.
기존 ‘재활용 용이’(1등급)는 ‘최우수’와 ‘우수’로 등급으로 구분하게 된다. ‘재활용 어려움(2~3등급)’은 ‘어려움’으로 통합시키고 ‘보통’을 새롭게 추가했다.
9개 포장재는 ▲페트병 ▲종이팩 ▲유리병 ▲철캔 ▲알루미늄캔 ▲일반 발포합성수지 및 단일·복합재질 ▲폴리스티렌페이퍼 ▲합성수지 단일재질 용기·트레이류 ▲복합재질 용기·트레이 및 단일·복합재질 필름·시트류 등이다.
포장재 별로는 페트병 등급은 몸체 색상이 무색이면서 재활용 과정에서 라벨이 몸체로부터 쉽게 제거되는지가 핵심이 된다.
즉 ‘우수’ 이상의 등급을 받으려면 소비자가 분리배출 시 라벨을 쉽게 떼낼 수 있도록 절취선 등을 도입해야 한다.
소비자가 분리배출 하지 않은 라벨의 경우 재활용 세척공정 과정에서 쉽게 떨어지도록 비중 1 미만의 수분리성(물에 떠서 분리가 잘 되는) 접착식 라벨을 써야 한다. 이때 접착제는 세척수 85~90도와 수산화나트륨(2%)에 반응해 분리되는 ‘열알칼리성 분리 접착제’만 사용하고 도포 면적도 먹는샘물 등 슬리브 형태의 라벨은 라벨의 20% 이하, 스티커형은 전체 병 면적의 60% 이하로 최소화해야 한다.
수분리성 접착식 라벨이면서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은 페트병은 ‘최우수’ 등급을 줘 제조사에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다.
또 하반기 중 유색 페트병과 라벨의 일반접착제 사용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도록 ‘자원재활용법’ 개정에 나서기로 했다.
맥주 페트병의 경우 기존 고시에서 3등급(갈색 복합재질 몸체 2등급, 종이라벨 3등급)에 해당하며 개정안에서도 ‘재활용 어려움’에 해당해 등급 상 변동이 없다.
맥주 페트병은 제품의 품질 보존을 위해 무색으로 바꾸기가 어려워 재활용이 전혀 안된다. 따라서 맥주업계와의 업무협약(MOU) 체결 등을 통해 재사용이 가능한 유리병과 금속캔 등 다른 재질로 전환 유도해 퇴출한다는 계획이다.
재활용 품질을 낮추는 유색펄프를 사용한 종이팩이나 와인병과 같이 짙은 색상을 사용한 병은 개정안에 따라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새롭게 부여받게 된다.
환경부는 내년부터 등급평가를 의무화하고, 등급별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분담금을 차등화할 방침이다. 재활용이 어려운 재질을 사용하면 환경 분담금을 더 내게 된다는 얘기다.
환경부는 또 올바른 재활용품 분리배출 문화가 정착되도록 시민사회, 지자체와 함께 교육·홍보를 집중 추진한다.
특히 수도권 지역 5곳의 기초지자체 주택단지를 이달 말에 선정하고, 지역의 분리배출 실천운동가 500여명이 분리배출 현장에 찾아가 주민들에게 배출 요령을 시연·안내하는 ‘분리배출 실천운동’을 추진한다.
아울러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재활용 업체에 반입되는 재활용품에 대해 분기별로 품질검사를 실시해 페트병 라벨 분리배출 등의 정착 여부를 점검하고 이를 토대로 등급기준을 탄력적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최민지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장은 “페트병 등의 포장재의 재활용 품질을 높이려면 제조 단계에서부터 재활용이 쉽게 되도록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환경 분담금 할증 방식을 통해 최우수 등급 판정을 받는 제품의 생산이 늘어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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