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4년 전 일이라 기억나지 않는다. 홍남기 전 정책조정수석실 기획비서관이 기록했으니 홍 전 비서관에게 확인하라.”(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
“기억이 나지 않는다.”(안종범 전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회의록을 챙겨본 적이 없다.”(조윤선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서울동부지법에서 열린 ‘4·16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활동 방해 사건’ 재판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 전 비서실장과 안 전 경제수석, 조 전 정무수석 등 주요 피고인들은 증인신문을 통해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이날 재판에는 특조위 가동 3개월 뒤인 2015년 11월 홍 전 비서관이 작성한 ‘청와대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실수비) 회의 결과 보고서’와 강용석 전 청와대 해양수산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의 업무수첩 등이 증거로 제시됐다. 이들 자료에는 ‘세월호 특조위에서 사고 당일 VIP(박근혜 대통령) 행적을 전원위원회에 조사 안건으로 상정·채택하려고 시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해수부가 책임지고 대응, 제어할 것’ 등 청와대가 특조위 활동을 방해하려 한 정황이 담겨 있다. 또 ‘세월호 특조위가 청와대 대응 5개 사항(VIP 7시간 행적 포함)을 조사하는 내용의 안건을 전원위원회에 상정하는 것은 명백한 일탈, 월권 행위인 만큼 해수부를 중심으로 강력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경제수석)’ 등의 표현도 있다.
이 전 실장은 이날 첫 증인으로 나와 “오늘이 4월 16일이다.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지난해 3월 시작된 이 재판은 35차례 공판을 거치며 1년 넘게 이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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