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대 11학번인 A 씨(26·여)는 서울 공립초 교사 선발 인원이 급감한 지난해 ‘임용 절벽’을 뚫고 임용고시에 합격했다. 그해 서울 공립초 선발 인원은 382명으로 2017년(814명)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는 “입학 때만 해도 선발 인원이 이렇게 줄어들 줄 몰랐다”며 “앞으로 선발 인원이 더 준다니 후배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실제 앞으로 6년 뒤인 2025년부터 공립초 교사 선발 인원은 지난해 교육부가 내놓은 중장기 계획보다 더 줄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은 출생아 수가 역대 가장 적었던 지난해 출생아(32만6900명)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기다. 교대에 입학한 2022학번(현 고교 1학년)이 처음 임용고시를 보는 해이기도 하다. 이들은 최악의 ‘교사 임용 절벽’을 마주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 4월 교육부는 ‘중장기 교원 수급 계획’을 발표했다. 공립초 교사 선발 인원을 2018년 4088명에서 2025년 3500명으로, 2030년 3100명으로 줄이겠다는 내용이었다. 이는 2016년 통계청이 추계한 학령인구와 예상 퇴직 교사 수를 토대로 마련한 계획이다. 당시 교육부는 공립초 학생 수를 2025년 229만2000명, 2030년 225만8000명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발표한 통계청의 장래인구 특별추계를 반영하면 학생 수는 더 급격히 줄어든다. 2025년 공립초 학생 수는 교육부의 당초 예측보다 5만2728명 줄어든 약 224만 명으로 추산됐다. 그 격차는 점점 벌어져 2030년 학생 수는 172만 명에 그쳐 교육부 전망과 53만 명이나 차이가 난다.
현재 교육부는 통계청 특별추계를 반영해 2025∼2030년 연도별 공립초 교사 선발 인원을 수정하고 있다. 기존 계획보다 선발 인원을 줄이는 것은 피할 수 없다. 기존 계획대로 교사를 뽑으면 2025년 교사가 3469명 남아돌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부가 예상한 공립초 학생 수와 지난달 통계청 특별추계 간의 학생 수 차이(5만2728명)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교사 1인당 학생 수(15.2명)로 나눈 수치다. 남아도는 교사는 2030년 3만5127명으로 급증한다.
초등교사만 양성하는 교대는 정원 감축이 불가피하다. 문제는 교대 정원을 더 줄이면 존립 자체를 위협받게 된다는 점이다. 전국 교대 10곳의 정원은 총 3583명으로 1곳당 평균 350여 명에 불과하다.
한병선 교육평론가는 “그동안 학생 수 감소에 맞춰 교대 정원을 계속 줄여왔지만 이젠 정원 감축이 한계에 다다랐다”며 “2008년 제주교대를 제주대 사범대로 통폐합한 것처럼 교대와 사범대를 통폐합하고 폐쇄적인 초등교사 임용 자격을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는 초등교사가 되려면 반드시 교대를 졸업해야 한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학생이 줄어든다고 교사 수를 따라 줄여선 안 된다는 의견이 많다. 김태훈 경희대 경제학과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교육부 계획대로 공립초 교사를 뽑으면 현재 교사 1인당 16명대인 학생 수가 2030년 11.6명으로 떨어진다. 김 교수는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줄면 교육의 질은 높아지겠지만 한정된 예산으로 늘어난 교사를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10∼30년 후 인구 구조 변화를 고려해 교원 정책을 짜야 하는데 교육계에는 그런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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