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국내 첫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 허가 취소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17일 09시 58분


“정당한 사유없어…내국인 진료 본질적 문제 아니다”
청문주재자도 “녹지측 개원 준비못할 중대한 사유없어”

원희룡 제주지사가 17일 제주시 연동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허기 취소 발표를 하고 있다.2019.4.17/뉴스1 © News1
원희룡 제주지사가 17일 제주시 연동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허기 취소 발표를 하고 있다.2019.4.17/뉴스1 © News1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제주도에 들어설 예정이던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가 결국 취소됐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7일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녹지측이 의료법에 따라 지난해 12월5일 조건부허가 이후 3개월 내(3월4일)에 개원하지 않은 점, 또 다른 하나는 2월 27일 제주도의 병원 현지점검을 막은 점 두가지를 개설 허가 취소 사유로 들고 있다.

원 지사는 “녹지병원측이 정당한 사유없이 현행 의료법에서 정한 기한을 넘겨 개원하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개원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도 없었다”며 개설 허가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실질적인 개원 준비 노력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에서 녹지측의 개원 시한 연장 요청은 그간 보여 온 태도와 모순된 행위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녹지측과 행정소송을 진행 중인 내국인 진료 제한 여부도 개원을 할 수 없을만큼 본질적이거나 중요한 부분으로 보기 어려워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어 “법과 원칙에 따라 취소 처분 절차를 진행하고 사후 있을지 모르는 소송 등 법률 문제에도 적극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만 의료관광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제주도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며 헬스케어타운이 제대로 된 기능을 가질 수 있도록 정상화 방안을 찾기 위해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및 녹지측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전경.(뉴스1DB) © 뉴스1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전경.(뉴스1DB) © 뉴스1

지난달 26일 녹지측과 제주도 양측이 참석했던 청문에 대한 청문주재자의 의견도 제주도의 손을 들어줬다.

청문주재자는 “15개월 허가 지연과 조건부 허가 불복 소송이 제기됐다는 사유가 개원 준비를 하지 못할만큼의 중대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내국인 진료가 사업계획상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음에도 이를 이유로 개원하지않고 있으며 의료인(전문의)이탈 사유에 대해 충분한 소명을 하지 못했다”며 “녹지측은 병원 개설 허가에 필요한 인력을 모두 채용했다고 밝혔지만 청문 과정에서 의료진 채용을 증빙할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녹지그룹이 전액 투자한 녹지국제병원은 헬스케어타운 내 부지 2만8002㎡, 연면적 1만8253㎡(지하 1층·지상 3층)에 778억원을 들여 지난해 7월 완공됐다.

외국인 영리병원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제주에서 처음 거론됐다. 외국인과 외국법인에 한해 영리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제주특별법이 개정된 것이다. 2008년에는 민선4기 도정 때도 국내 영리병원 도입을 추진됐으나 무산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6월 녹지그룹이 보건복지부에서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을 승인받으며 영리병원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녹지그룹은 2017년 8월28일 제주도에 개설허가를 신청했으나 부담을 느낀 도는 수차례 허가 결정을 미루다 지난해 3월 공론조사를 결정했다.

같은해 10월 숙의형공론조사위원회는 설문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녹지국제병원 개원 불허를 권고했으나 제주도는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 우려와 한중 외교 관계 등을 고려, 지난해 12월5일 내국인 진료를 제한한 조건부허가를 결정했다.

이후 녹지측이 제주도를 상대로 내국인 진료 제한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등 논란을 거듭했다.

제주도는 녹지측이 병원 개원 시한인 3월4일을 넘기자 청문을 거쳐 이날 허가 취소를 최종 결정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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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19-04-17 10:49:34

    투자유치라는 명목하에 혹 해서 충분한 검토 없이 중국 자본 받아들인 것은 아닌지... 중국자본 조심하세요...

  • 2019-04-17 11:15:57

    영리병원은 세우면 안된다 영리병원 세우면 우리나라 명의들이 고액연봉에 스카웃되어 다 거기로 가버릴 것이다 이건 서민들에겐 재앙이 되는 것 좌우를 떠나 영리병원은 반대하는게 옳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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