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졸업생 10명 중 4명 재수…강남 소재 학교는 60%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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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8일 19시 02분


종로학원 분석…수시 불리 환경이 재수 비율 높여
영재·과학고는 1명꼴…경기고는 졸업생 70% 재수

서울 자사고 학부모 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4일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고 교육당국의 자사고 폐지 정책에 반발했다. 2019.4.4/뉴스1 © News1
서울 자사고 학부모 연합회 회원들이 지난 4일 서울 광화문에서 집회를 열고 교육당국의 자사고 폐지 정책에 반발했다. 2019.4.4/뉴스1 © News1

지난해 광역단위 자율형사립고 졸업생 10명 중 4명 이상이 재수를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대학입시가 내신을 중시하는 수시모집 중심으로 운영되는 가운데 우수학생이 많아 내신경쟁이 치열한 자사고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거두지 못한 학생들이 대학 진학을 1년 미룬 것으로 분석된다.

수시전형 진학 성과가 높은 영재고·과학고에서는 10명 중 1명꼴로만 재수를 택해 대비됐다. 이 학교 유형 출신 재수생들은 이공계열 대신 의대행을 택한 것을 풀이된다.

18일 입시업체 종로학원하늘교육이 학교알리미에 공시된 고교 유형별 대학진학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8년 33개 광역단위 자사고 졸업생의 대학진학률은 55.0%로 전체 고교 유형 중 가장 낮았다. 기타 비율은 44.2%, 취업률은 0.8%다.

기타 비율은 특정 고교 유형에서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하지 않은 졸업생 비율로 사실상 재수생 비율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광역단위 자사고의 재수생 비율이 전체 고교 유형 가운데 가장 높은 셈이다. 광역단위 자사고는 지역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자사고를 말한다. 전국단위 자사고(10곳)와 외국어고·국제고(총 38곳)의 기타 비율이 각각 34.1%, 24.5%로 뒤를 이었다.

수시전형 중심으로 운영되는 현 대입제도와 학생 특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수시전형의 핵심 평가요소는 내신성적인데 우수학생이 많은 자사고·외고·국제고에서는 내신경쟁이 치열해 수시를 통해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자사고·외고·국제고에는 명문대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많지만 구성원 특성상 원하는 진학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따라서 재수를 택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 정시전형을 통한 희망 대학을 노리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우수학생이 몰리는 영재고·과학고(총 26곳)에서는 상반된 결과가 나타났다. 기타 비율이 10.7%로 전체 고교 유형 가운데 가장 낮았다. 우수 이공계 인재 양성을 목표로 설립된 고교 유형인 만큼 이공계열 최상위권 대학들이 이 학교 출신들을 대거 선발하는 덕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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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를 택한 졸업생들은 의대 진학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 학교 학칙에는 ‘의학계열 진학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의대 지원시 학교장 추천서 미제공, 장학금·지원금 회수 등이 있다. 이런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재수를 통해 의대 진학을 노리는 것이다.

전체 고교 유형의 평균 재수생 비율은 20.9%다. 영재고·과학고와 함께 일반고(20.2%), 자율형공립고(18.8%)도 평균을 밑돈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서울 강남 소재 학교들의 재수생 비율은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고인 경기고는 기타 비율이 무려 73.2%에 이르렀다. 중동고·휘문고 등 강남 소재 자사고들의 평균 기타 비율도 60.6%로 높았다.

오 평가이사는 “지난해 입시와 올해 입시에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5~6월 중 공시될 2019년 고교 유형별 대학진학률·재수생비율도 비슷한 수치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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