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 박소연 대표 구속 영장 기각
기각 사유 '혐의 소명 불충분' 주목
"동물보호법 위반 부분, 다툼 여지"
"나머지 범행 운영 과정서 비롯돼"
그간 박 대표 해명에 무게 실린 셈
구조동물 안락사와 횡령 등 혐의를 받는 동물권단체 케어 박소연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경찰 수사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특히 법원이 영장기각 사유로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 등을 제시한 것이 아니라, 범죄 성립 자체가 불투명하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는 점에서 향후 경찰 수사는 동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30일 법원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 업무상 횡령 등 혐의를 받는 박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임 부장판사는 이같은 결정의 이유를 혐의 소명 불충분에 초점을 맞춰 설명했다. 일반적인 영장기각 사유로 거론되는 증거인멸 또는 도주 우려 등을 든 것이 아니라, ‘동물보호법 위반에 대한 다툼의 여지’나 ‘뚜렷한 정황 부족’ 등을 거론한 것이다.
이는 박 대표에 대한 논란이 불거진 이후 그가 공개적으로 해명하고 반박한 부분들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먼저 임 부장판사는 동물보호법 위반과 관련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경위 등에도 참작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고 판단했다. 박 대표의 유기동물 200여마리 안락사 의혹과 관련한 부분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안락사에 대해 ‘불가피한 조치였고, 고통 없이 인도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해왔다. “경위 등에 참작 여지가 있어 보인다”는 임 부장판사의 기각 사유는 결국 박 대표의 이 주장에 손을 들어준 것으로 봐도 무리가 없다.
후원금 중 3300여만원을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업무상 횡령 의혹, 케어 소유의 충주 보호소 부지를 개인 명의로 구입한 의혹, 기부금을 기존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다는 기부금품법 위반 등과 관련해서도 임 부장판사는 박 대표의 해명을 받아들이는 듯한 말을 설명을 내놨다.
임 부장판사는 “나머지 범행 대부분은 동물보호소 부지 마련 등 동물보호단체 운영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의자가 개인적으로 이득을 취했다고 볼만한 뚜렷한 정황은 없다”고 판단했다.
“변호사 비용 사용은 개인적 목적이 아닌 케어 방해세력에 대한 보호 차원, 충주 보호소 부지 개인명의 구입은 이사회 승인을 거치고 공증을 받은 것”이라는 그동안의 박 대표 해명과 맞닿는 내용이다.
이번 판결로 지난 1월부터 3개월 가까이 진행된 박 대표에 대한 경찰 수사는 암초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 대표에게 제기된 총 4가지의 혐의 중 소명됐다고 인정된 부분이 하나도 없는 점은 치명적일 수도 있다.
앞서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25일 박 대표에 대해 동물보호법 위반·업무상 횡령·부동산실명법 위반·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박 대표가 현재까지 안락사 시킨 동물 수가 201마리에 달하고, 박 대표가 케어 후원금 중 3300만원을 개인 소송을 위한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봤다. 케어 소유의 충주 보호소 부지를 단체가 아닌 자신의 명의로 구입한 의혹과 관련해선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또 동물구호 등 다른 목적으로 모은 기부금 중 1400여만원을 동물 사체 처리 비용으로 사용하는 등 기존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다며 기부금품법 위반 혐의도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올해 1월 박 대표를 고발한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지난 29일 구속심사에 대한 판단이 나오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결정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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