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폭로한 청와대의 ‘적자국채 발행 압력 의혹’과 ‘KT&G·서울신문 인사개입 의혹’을 수사하던 검찰이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차영환 전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에게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강성용)는 직권남용,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국고 등 손실) 혐의로 고발된 김 전 부총리와 차 전 비서관을 불기소처분했다고 30일 밝혔다.
아울러 폭로로 인해 공무상비밀누설 및 공공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고발됐던 신 전 사무관에 대해서도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해 말 신 전 사무관은 KT&G 사장 교체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난 문건을 입수했으며, 청와대가 기재부에 4조원 규모의 적자국채를 추가 발행하라고 강압적으로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지난 2014년부터 기재부에서 근무하며 국고금 관리총괄 등의 업무를 담당했으며 지난해 7월 공직을 떠났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퇴임 후 청사를 떠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2018.12.10/뉴스1 ◇‘적자국채 발행 지시·바이백 취소 의혹’ 무혐의…“재정 정책 추진 일환”
김 전 부총리와 차 전 비서관은 지난 2017년 11월 국가채무비율을 높여서 이를 전 정권의 탓으로 돌리는 등의 부당한 목적으로, 초과세수 상황에서 적자국채 추가발행을 지시해 이에 부담을 느낀 기재부 공무원들이 예정된 1조원 국채매입(바이백) 계획을 취소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고발됐다.
이들을 고발한 자유한국당은 ‘바이백’ 취소로 정부에 연간 200억원 상당의 추가 이자 손실을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부총리가 세계잉여금 확보를 통한 확대재정 정책 추진을 염두에 두고 국고국 공무원들에게 적자국채 추가발행 검토 지시를 했다가 이들의 반대의견을 받아들여 결국 발행하지 않았음이 확인됐다며, 부당한 목적으로 인위적인 적자국채 추가발행을 지시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에 따르면 ‘바이백 취소’ 역시 기재부 공무원들이 정책을 자체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국채 발행한도를 탄력적으로 결정하기 위해 이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검찰은 이 사건 ‘바이백’은 신규 국채 발행 자금으로 기존 국채를 상환하는 것으로서, ‘변제’가 아닌 기존 국채 만기 연장을 의미하므로, 추가 이자 부담 등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봤다.
김 전 부총리와 차 전 비서관은 당시 기재부 공무원들이 적자국채를 추가로 발행하지 않는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자 보도자료 배포를 취소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지난 2018년 1월 기재부 공무원에게 KT&G 사장 연임 저지 방안 시행 지시 및 서울신문사 사장 교체 방안 시행을 지시한 혐의로도 고발됐다.
그러나 검찰은 해당 혐의들 역시 피고발인들이 그 같은 지시를 하거나 압력을 행사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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