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인사채용 비리의 ‘정점’으로 지목되는 이석채 전 KT 회장(74)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검찰 수사가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문성관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0일 오전 10시30분부터 업무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오후 8시28분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구속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5년 여만에 구속기로에 놓였던 이 전 회장은 결국 영어의 몸이 됐다. 그는 지난 2014년 1월에도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예정된 심사일에 나타나지 않은 뒤 하루 늦게 심사를 받았던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고, 이 전 회장은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지난해 최종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로써 KT 인사채용비리와 관련돼 검찰이 세 차례 청구한 구속영장은 모두 발부됐다. 이 전 회장에 앞서 김상효 전 KT 인재경영실장과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이 모두 구속됐고, 검찰은 이들 모두를 구속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까지 발부받은 검찰은 수사 속도를 더욱 높일 수 있게 됐다. 특히 부정 채용에 대한 특혜 ‘수혜자’로 의심되는 김성태 의원 등 유력 인사들에 대한 소환 등의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앞서 구속 기소된 김상효 전 실장의 공소장에는 KT가 당시 채용을 진행하면서 ‘회장이나 사장 등이 관심을 갖는 특정 지원자들을 내부임원 추천자나 관심지원자’로 분류해 별도로 관리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재까지 검찰이 확인한 KT 부정채용 사례는 김 의원 딸의 채용건을 포함해 모두 9건으로, 지난 2012년 하반기 공개채용에서 5건, 같은 해 별도로 진행된 KT 홈고객부문 채용 4건이다.
이 중 김 의원을 비롯해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전 사무총장, 김종선 KTDS 부사장,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부정채용 청탁 의혹이 확인됐다.
또 박근혜 정부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을 지냈던 김희정 전 새누리당 의원과 김영선 전 새누리당 의원, 정모 전 KT 노조위원장도 부정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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