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반발’ 문무일, 4일 귀국 뒤 대책논의…거취 주목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2일 2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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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보다 닷새 일찍 귀국…대검 지휘부 회동해 논의할듯
임기 두달여 남기고 ‘사퇴카드’ 만지작…추가 입장표명 전망

문무일 검찰총장. © News1
문무일 검찰총장. © News1
해외 출장 중 이례적으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대입장을 밝힌 문무일 검찰총장은 4일 조기귀국한 뒤 곧바로 향후 대책논의에 들어갈 전망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둘러싸고 ‘검찰 패싱’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가운데 문 총장이 사의를 표할지, 법안의 부당성을 알리기 위한 추가 입장표명 등으로 대응해갈지 등 어떤 선택을 내리게 될지 주목된다.

2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출국해 당초 오는 9일 귀국할 계획이었던 문 총장은 예정돼 있던 에콰도르 대검 방문일정을 취소하고 4일 귀국한다.

돌연 출장을 중단한 배경엔 패스트트랙 안건 지정에 대한 문 총장의 공개 반대표명 뒤 정치권에서 ‘검찰 수장의 기득권 지키기’ 등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 고려된 면이 있어 보인다.

문 총장은 전날(1일) 대검 대변인실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밝혔다. 검찰 내부 불만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례적으로 해외순방 중 강도 높은 반대를 표한 것이다.

또 그는 “특정한 기관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며 “올바른 형사사법 개혁을 바라는 입장에서 이러한 방향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이에 ‘검찰 조직논리 반영’ ‘신중치 못한 공개 반발’ 이란 취지로 일제히 비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는 문재인 대통령이 핵심 국정과제로 꼽은 사안이라 문 총장이 낸 메시지는 임명권자인 대통령을 향해 직접 불만을 보인 차원으로도 해석됐다. 이 때문에 사실상 사의표명을 염두에 두고 수위높은 발언을 한 게 아니냐는 풀이도 나왔다.

문 총장은 이처럼 자신이 밝힌 입장을 놓고 논란이 커지는 것과 관련해 귀국하는 대로 대검 고위 간부 등과 신속처리안건에 관한 검찰 대응 방안 등 향후 대책을 논의할 전망이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상정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대표발의)과 ‘검찰청법 개정안’(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은 검찰 수사지휘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수사종결권을 주는 내용이 골자다.

검찰은 이같은 조정안이 경찰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검사가 ‘단순폭행’으로 송치된 사건에 독직폭행 등에 관한 보완수사를 요구해도 경찰이 거부할 경우 강제할 방법이 없고, 마약사건처럼 피해자 특정이 어려운 경우 이의제기할 주체가 없어 은폐가 가능하다는 점도 지적한다.

그간 논의되지 않았던 ‘검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 제한’이 추가된데 대해서도 검찰 내부 반발이 있다.

검찰 한 관계자는 “검찰 피의자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이 재판구조에서 어느 정도 정착돼 있는데 갑자기 바뀌면 (당사자가) 부인하는 경우 이를 증거로 못 쓰니 재판이 굉장히 지연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영상녹화 등을 이를 대체할 증거로 인정해줄 건지 등 대안 논의가 함께 됐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법안 문제점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며 문 총장의 거취 문제도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다만 문 총장 출국 전 연일 열린 대검 간부 회의에선 사표제출 대신 법안의 문제를 알리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만료까지 두달여 남은 가운데 문 총장이 ‘사퇴 카드’를 통해 정부여당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며 조직내 불만을 추스르는 방안을 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회 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하면 이르면 이달 말 검찰총장후보추천위가 구성될 수도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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