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축산농가 분뇨 악취 이번엔 잡힐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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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농가-액·퇴비 제조시설 대상… 구조개선 사업 내달부터 본격 진행
23개 지역 악취 중점관리지역 지정… 농가에는 안개 분무시설 설치 지원

전북 완주군 이서면에 사는 A 씨(40)는 흐린 날에는 아파트 창문을 열지 않는다. A 씨의 아파트에서 직선거리로 약 2km 떨어진 김제시 용지면의 축산농가에서 나는 가축 분뇨 냄새 때문이다. 전주시 혁신동의 한 아파트에 사는 B 씨(48)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용지면 축산농가와 직선거리로 6km 남짓 떨어져 있지만 가축 분뇨 냄새로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전북혁신도시에서 살면서 인근 축산농가의 가축 분뇨 냄새로 고통을 겪는다며 지난해 전북도와 전주시, 완주군에 주민들이 제기한 민원은 195건이다. 자치단체의 냄새 저감을 위한 노력에도 주민들의 민원은 계속되고 있다.

전북도가 축산농가의 가축 분뇨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잡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전북도는 김제시 용지면에 있는 축산농가와 액·퇴비 제조시설에 대한 구조개선 사업을 6월부터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용지면에는 소를 기르는 한우 농가 7곳(221마리)과 돼지 농가 70곳(7만3000마리), 닭 농가 81곳(208만 마리) 등 158곳의 축산농가와 액·퇴비 제조시설 14곳이 밀집해 있다.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는 구조개선 사업에는 155억5000만 원이 투입된다. 전북도가 70억 원을 내고 김제시와 전주시, 완주군이 70억 원, 축산 농가 등이 15억5000만 원을 부담한다.

축사 지붕에 안개 분무시스템을 설치해 냄새 저감액을 주기적으로 뿌려줌으로써 공기 중의 냄새 농도를 낮춘다. 액·퇴비 제조시설에는 냄새 제거장치를 설치해 가축 분뇨 냄새가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을 원천 차단한다.

전북도는 이달 중 축사와 시설별 지원 사업비를 확정하고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등 행정 절차를 마무리한 뒤 다음 달부터 시설개선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11개 시군 23개 지역을 축산 냄새 중점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관련 대책을 추진한다.

중점 관리지역은 정읍·순창 5곳, 익산 3곳, 진안·임실 2곳, 군산 김제 완주 장수 고창 부안 각 1곳이다. 전북도는 31억2000만 원을 투입해 중점관리지역 내 축산농가 165곳의 냄새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농가별로 냄새를 줄이기 위한 맞춤형 컨설팅과 안개 분무시설 설치 등을 지원한다. 전북도 관계자는 “냄새가 밖으로 새어 나가는 것을 원천 차단하는 구조화사업이 완료되면 주민 생활환경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축산농가#분뇨 악취#퇴비 제조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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