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거졌던 ‘BMW차량 연쇄화재’와 차량결함 은폐 의혹과 관련해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10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전 9시39분쯤 서울 중랑구 묵동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짙은색 정장 차림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굳은 표정의 김 회장은 “이렇게 심려를 끼치게 돼서 다시 한번 송구하다”며 “리콜은 상당 부분 완료돼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입을 뗐다. 이어 “그간의 사실을 있는 그대로 소상하게 말씀드리겠다”며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한 뒤 취재진 앞에 고개를 숙이고 조사실로 향했다.
차량 내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 결함을 고의로 숨긴 것인지, 차량결함 및 은폐 의혹에서 본인의 책임을 인정하는지, 소비자들에게 할 말은 없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따로 답을 하지 않았다.
경찰은 자동차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회장이 차량결함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김 회장 선에서 결함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 등 관련 의혹 전반에 대해 캐물을 방침이다.
지난해 8월부터 BMW차량 연쇄화재와 이와 관련한 BMW 측의 차량결함 은폐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이 김 회장을 피의자로 소환하면서 9개월을 끌어 온 수사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금까지 BMW 본사와 BMW코리아 2개의 법인을 비롯해 BMW코리아의 임직원 등 총 18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지난해부터 BMW코리아 본사와 EGR부품 납품업체를 압수수색하고 본사 기술자를 비롯한 관련자 소환 등 방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지난달 16일에는 BMW코리아와 서버 보관장소를 다시 한번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BMW측이 차량결함을 축소·은폐했다고 볼 만한 정황과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부와 민관합동조사단도 지난해 12월 BMW가 수입차량의 결함을 은폐했다는 취지의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BMW 피해자모임’에서 차량화재 피해자들을 지원해 온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법원도 경찰의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만큼 (김 회장을 상대로 한) 수사가 잘 마무리돼서 피해자 지원이 탄력을 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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