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고용노동정책 현안 발표' 간담회
최저임금 국제수준 보고서에 "한계 있어"
"업종별 차등화는 최임위서 결정할 사안"
"저임금 업종결정 사회적 공감대 어려워"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3일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을 놓고 나온 상반된 평가에 대해 “중위임금 대비 27개국 중 11위, 평균임금 대비 13위로 중위권”이라고 밝혔다.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 주장과 관련해선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할 업종을 결정하는 데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실무적인 어려움이 있다”며 사실상 반대 뜻을 표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주요 고용노동정책 현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최저임금을 둘러싼 현안을 묻는 말에 이 같이 답했다.
우선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과 한국노동사회연구소(한노사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이 잇따라 내놓은 한국 최저임금의 국제적인 수준 분석 결과들에 대해선 “OECD 발표자료도 아니고 국가간 비교에는 한계가 있는 자료”라고 선을 그었다.
이 장관은 “OECD에서는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이라는 지표가 하나 있고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이라는 지표가 하나 있다”며 “(한국의) 2017년 기준으로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52.8%로 27개국 중에서 우리나라가 11위에 있다.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41.4%로 27개국 중에 13위로 중위권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통계를 이용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은 각 국가별로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범위라든지 통계기준 등이 좀 달라 일률적으로 비교는 하지 않는다는 주의사항이 항상 거기에 있다”며 단순 비교에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한국의 최저임금 수준에 대해 재계를 대표하는 전경련 산하 연구기관인 한경연은 27개 회원국 중 7위, 전경련은 중위임금과 평균임금 대비 6위와 4위라는 주장을 폈다. 반면 한노사연에선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을 계산해 올해 1월 25개국 중 12위, 지난해 25개국 중 13위, 2017년 29개국 중 14위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특히 한경연은 ‘국민총소득(GNI)’ 대비 최저임금 수준을 집계했는데 이를 반영할 경우 최저임금 대상인 임금 노동자 외에 자영업자 소득이 포함돼 상대적으로 높게 나올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 관계자는 “GNI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최저임금위원회 심의자료에 수록은 돼 있는데 위원들 요청으로 심의에 참고하라고 만든 것이지 국제적인 비교자료는 아니다”라고 딱잘라 말했다.
지난달 25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최저임금을 업종별 규모별로 차등화하는 것은 실현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는 입장을 내놓은 데 대해선 이 장관도 뜻을 같이했다.
현재 최저임금법상 차등적용은 업종별로만 할 수 있게 돼 있다. 다만 의무 규정이 아닌 까닭에 일부에선 이를 법 개정으로 의무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 장관은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요청할 때 ‘내년도 최저임금액 수준을 결정해 달라’고 요청도 하지만 업종별 차등화 여부에 대해서도 ‘결정해 달라’고 같이 드린다”면서 “원론·원칙적으로 업종별 차등화 여부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심의하면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분명히 했다.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화가 바람직한가’라는 부분에 대해선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화가 맨 처음 한 번만 있었고 그 이후에는 매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업종별 차등화 여부를 결정해 왔지만 한 번도 업종별 차등화가 의결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할 업종을 결정하는 데 사회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실무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화는 어렵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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