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중학생 집단폭행 추락사’ 10대 가해자 4명 최대 7년형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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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죽음 무릅쓰고 탈출 시도”
상해치사죄 적용 모두 실형 선고… ‘소년범도 처벌 똑같이’ 법개정 추진

15층 아파트 옥상에서 또래 중학생을 집단폭행한 뒤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10대 4명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표극창)는 상해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A 군(14)에게 징역 장기 7년에 단기 4년, B 군(14)에게 장기 6년에 단기 3년, C 군(15)에게 장기 3년에 단기 1년 6개월, D 양(15)에게 장기 4년에 단기 2년을 선고했다. 소년범은 소년법원이 아니라 일반 형사법원에서 심리할 경우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을 선고한다. 수형 태도가 충분히 반성했다고 판단되면 단기형을 살게 된다. 검찰은 올 3월 피고인들에게 소년법상 허용된 상해치사죄 법정 최고형인 징역 장기 10년과 단기 5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들의 장시간에 걸친 가혹 행위에 극심한 공포심과 수치심에 사로잡혔고 다른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추락했다”며 “피고인들은 피해자가 극단적인 탈출 방법을 선택할 가능성과 사망 가능성 또한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당시 아파트 옥상 담벼락과 에어컨 실외기에 찍힌 피해자 발자국, 실외기에서 바닥까지의 추락 시간 등을 근거로 “피해자는 폭행을 피하기 위해 투신자살이라는 방법을 선택한 게 아니라 아파트 옥상에서 3m 아래 에어컨 실외기로 떨어지는 방법으로 죽음을 무릅쓴 탈출을 시도하다 중심을 잃고 추락했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러시아 출신 어머니는 재판 내내 담담한 표정으로 선고까지 지켜봤다.

피고인들은 지난해 11월 13일 오후 인천 연수구의 15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피해자를 약 80분간 집단폭행하며 그의 입과 온몸에 가래침을 뱉고 바지를 벗게 하는 등 모욕을 주다가 결국 추락사하게 했다.

한편 자유한국당 박맹우 의원은 강력범죄를 저지른 14세 이상 소년이 성인과 동일한 형량으로 처벌받도록 하는 내용의 소년법과 특정강력범죄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14일 밝혔다. 박 의원은 “청소년들이 뉘우칠 기회를 주자는 소년법 취지는 남겨 두되 강력범죄 예방 효과는 강화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차준호 run-juno@donga.com / 홍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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