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토끼’ 사이트 폐쇄후 대체 사이트로 떠올라 한달 접속자 780만명
해외에 서버 두고 콘텐츠 무단복제…미 국토안보수사국 공조로 검거
국내 최대 웹툰 불법 공유사이트였던 ‘밤토끼’ 운영자가 검거된 이후 이용자들을 끌어들여 웹툰 저작물 26만여편과 음란물 2만건을 불법 게시해 배너광고료 약 12억원 상당을 챙긴 ‘어른아이닷컴’ 운영자가 경찰에 구속됐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5월23일 웹툰 9만편을 무단으로 올려놓고 9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벌어들인 밤토끼 운영자가 쇠고랑을 찬 지 딱 1년 만이다.
이들은 밤토끼 사이트가 폐쇄된 이후 대체 사이트로 떠올랐고 기존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이용자들에게 ‘제2의 밤토끼’라 불리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어른아이닷컴의 사이트 개설 초기시절 약 30만원에 불과했던 배너광고료는 밤토끼 폐쇄 이후 10배 이상 올랐고 운영자는 성매매 업소와 도박사이트 광고 수익으로 거액을 벌어들였다.
부산지방경찰청은 23일 저작권법 위반(저작재산권 침해), 정보통신망법 위반(음란물 유포), 성매매처벌법 위반(성매매 알선광고) 혐의로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 ‘어른아이닷컴’ 운영자 겸 AK(Adult&Kids) 대표 김모씨(38)와 이사 최모씨(45), 부대표 이모씨(42) 등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사이트 유지·관리 역할을 담당한 프로그램 개발자 정모씨(40)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2017년 4월부터 지난 1일까지 중국 위하이(威海)시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해외서버를 통해 8개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저작물 26만여편과 음란물 2만여건을 올린 뒤 도박사이트와 성매매업소 배너광고 수익으로 약 12억원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있다.
이들은 국내 웹툰 사이트에 고객으로 위장 가입한 뒤 중국에서 고용한 종업원을 시켜 웹툰 26만여편을 무단으로 복제하고 게시하는 수법으로 사이트를 운영해왔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웹툰 불법 공유사이트 3곳과 음란사이트 4곳 등을 포함해 모두 7개 사이트를 추가로 개설해 조직적으로 운영한 정황도 확인됐다.
어른아이닷컴의 하루 접속자는 30만명, 한 달 접속자는 무려 780만명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 등 해외에 사이트 서버를 두고 웹툰 콘텐츠를 무단복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사이트가 차단되면 도메인을 곧바로 바꿔 회원들에게 공지하는 방법으로 계속해서 사이트를 운영했다.
경찰은 미국 국토안보부와 수사공조를 통해 불법 사이트 8개가 같은 운영자에 의해 관리되어 온 사실을 확인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서울 마포구의 한 빌라에서 거주하고 있던 운영자 김씨와 최씨를 차례로 검거했다.
경찰은 불법 사이트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차단을 요청하고 폐쇄조치했다. 또 국세청에 수사결과를 통보하고 김씨 등이 벌어들인 부당이득을 환수조치하도록 했다.
특히 경찰은 정씨가 어른아이닷컴에 게시된 불법 웹툰 저작물을 이용하고 싶어하는 또다른 사이트 운영자들도 사이트 프레임을 활용하거나 웹툰 화면을 볼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사이트 렌탈’ 개념으로 프로그램을 판매한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재홍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은 “피의자들은 밤토끼 운영자가 검거되고 사이트가 폐쇄된 이후 이용자들과 배너광고 수익이 크게 늘어나자 중국 현지에 종합운영업체를 차리는 현지화 전략을 사용하기도 했다”며 “미국 국토안보수사국의 공조로 운영자를 특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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