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에 집단폭행’ 유성기업 상무, 트라우마로 6개월째 병원 신세
“아직도 맞는 악몽… 밖에 못나가, 정부 강력대응 말했지만 변화없어”
“요즘도 조끼를 입거나 마스크 쓴 남성이 보이면 저도 모르게 피하게 됩니다.”
28일 오후 수도권의 한 정신병원 개인 병실. 덥수룩한 턱수염에 환자복을 입은 유성기업 김모 상무(49)가 초조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김 상무는 6개월 전인 지난해 11월 22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 유성기업 지회 조합원들에게 40여 분간 감금된 채 집단 폭행을 당했다. 당시 김 상무는 얼굴뼈가 부러지고 코뼈가 함몰되는 등 전치 12주 진단을 받았다. 김 상무는 당시 폭행 피해로 인한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심해져 6개월째 홀로 입원해 있다. 가족 등 소수의 지인과만 연락하며 외부와 단절된 삶을 살고 있다.
김 상무는 폭행 당시 악몽이 아직 가시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김 상무는 “마스크 쓰거나 조끼를 입은 남성을 길에서 마주치면 당시 조합원들이 떠올라 숨이 막히면서 가슴이 조여 온다. 아직 두려워서 외출을 피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어디를 가도 안전하다고 느낄 수 없는 게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에게 폭행당할 당시 현장에 출동해있던 경찰이 가해자들을 제지하지 않았던 게 김 상무에게는 큰 충격으로 남았다. 김 상무는 조합원들이 집 주소를 알아내 “가족들에게 찾아가겠다”고 협박하자 집을 이사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고 했다.
김 상무는 “나를 보호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폭행했던 조합원들이 회사에 복귀해 또다시 공격할까봐 입원 치료가 끝나도 회사로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 폭행 사건이 벌어진 직후 당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김 상무에게 사과하며 “공권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민노총의 폭력 집회가 이후에도 계속되는 것을 보면 6개월간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민노총 조합원에게 폭행당한 경찰관 인터뷰 기사를 보다가 눈물이 났다. 그 경찰관도 가족들이 놀랄까봐 집에 못 들어간다는 얘기를 듣고 나와 처지가 비슷해 보여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유성기업 노조 와해 의혹’에 대해서는 “회사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회사도 법에 따라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노사 문제를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행동은 앞으로도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상무를 폭행한 유성기업 노조원 5명은 공동상해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에게 2년 6개월∼1년 6개월 형을 구형했다. 법원은 다음 달 중순 1심 선고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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