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이 낳은 불법… “13억원 내놓아라” 재력가 협박한 대리모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30일 03시 00분


법원, 대리모 재판중 법정구속

동아일보 DB
동아일보 DB
재력가 부부의 위탁을 받아 아들을 낳은 대리모(代理母)가 출산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부부를 협박한 혐의로 기소돼 수도권 한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대리모 A 씨(38)는 최근 법정 구속됐다.

A 씨는 대리모 출산이 불법이라는 점을 이용해 대리 출산 대가로 받기로 한 계약 금액의 10배 이상을 요구하다 고소당해 기소됐다. 공소장 등에 따르면 서울의 한 대학 무용학과 출신 A 씨는 2000년대 중반 8000만 원을 받고 서울 강남의 한 산부인과에서 B 씨 부부의 정자와 난자로 체외 수정된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켜 아들을 낳았다. 출산 이틀 뒤 아들을 B 씨 부부에게 넘긴 A 씨는 뒤늦게 부부의 재산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2007∼2012년 37차례에 걸쳐 B 씨 부부에게 5억7000만 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에도 A 씨는 가정법원에 친생자관계존부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등 B 씨 부부를 압박하며 6억5000만 원을 더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B 씨 부부는 A 씨가 인터넷 사이트 등에 협박성 글을 올리자 공갈과 상습협박,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A 씨를 고소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이 기각하자 불구속 기소했다.

A 씨는 필리핀 한인 동포들에게 ‘가짜 명품’ 가방 사업에 투자하라며 수천만 원을 빌렸다 갚지 않은 혐의(사기)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대리모 사건에 병합돼 같은 재판부에 배당됐다. 재판부는 지난달 재판 도중 A 씨를 법정 구속했다. 선고 전 법정 구속은 도주의 우려가 명백한 경우에만 가능하다. 선고는 다음 달 28일 열린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전주영·이호재 기자
#불법#대리모 출산#법정 구속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