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를 앞두고 강원 강릉 사람들은 쌀을 모은다. 그 쌀로 술을 빚으면서 가정의 평안과 건강을 소원한다. 집집마다 마음을 모았으니 올 한 해도 평안할 것이란 기대가 들어 있다. 올해는 5659가구가 쌀을 모아 9일 술을 빚었다. 대관령 산신에게 바칠 신주(神酒)다. 신주 빚기는 강릉단오제의 서막을 알리는 중요한 행사다. 이어 19일 대관령산신제와 국사성황제가 열리면서 강릉단오제의 열기는 달아올랐다.
1000년을 이어 온 가장 한국적 축제인 강릉단오제가 다음 달 3∼10일 남대천 행사장과 도심 곳곳에서 열린다. 강릉단오제는 전국 최대 규모의 난장(亂場)을 비롯해 국가 지정문화재 행사, 민속놀이, 단오체험촌 등 14개 분야 72개 프로그램, 약 120개 공연으로 풍성하게 펼쳐진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강릉단오제의 올해 주제는 ‘지나 온 천년, 이어 갈 천년’. 전통적 원형을 계승하면서도 세계를 향한 시대의 흐름을 담아 새 천년을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올 강릉단오제는 도심으로 확대됐다. ‘작은 공연장 단’에서는 인형극 중심의 공연이 펼쳐지고 월화거리에서는 매일 색다른 버스킹 공연이 이어진다. 올해 처음 등장하는 ‘단오웰컴숍’은 할인 행사 및 사은품 제공, 생수 및 휴대전화 충전 서비스를 비롯한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상점이다. 관내 약 150개 상점이 참여해 도심 속 단오장터 역할을 수행한다.
강릉역에 800대 이상 수용 가능한 임시주차장이 마련돼 주차난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임시주차장 이용은 단오제 기간에 무료다. 강릉역 2번 출구 앞에서는 단오장까지 왕복하는 셔틀버스를 탈 수 있다.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20분 간격으로 다닌다.
수도권 시민을 위한 강릉단오제 기차여행 상품도 나왔다. 다음 달 7일과 8일 서울 청량리역에서 KTX로 강릉에 와서 안목커피거리와 바다부채길, 오죽헌 같은 주요 명소와 강릉단오제를 둘러보고 돌아가는 여정이다. 중식과 교통비, 입장료 등을 포함해 1인당 5만∼5만5000원이다.
강릉단오제는 볼거리가 많아 각종 공연과 체험 일정을 숙지하고 가는 것이 좋다. 이 중 사랑이야기를 담은 무언극 ‘관노가면극’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단오굿과 강릉사투리 경연대회, 기획공연 ‘다노네 다노세’, 사물놀이 경연 등은 놓치면 후회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자세한 일정과 행사 내용은 강릉단오제위원회 홈페이지(www.danojefestival.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동찬 강릉단오제위원회 위원장은 “올해는 어느 때보다 다양한 시도와 변화가 있는 강릉단오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며 활기를 불어넣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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