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근 하사 父 “워마드, 인간이길 포기…가중처벌보다 더한 처벌해야”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5월 31일 10시 13분


2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해양의료원에서 열린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 장병 고 최종근 하사의 영결식을 마치고 동료 병사들이 최 하사의 영정을 앞세운 채 그의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27일 오전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해양의료원에서 열린 해군 청해부대 ‘최영함’ 장병 고 최종근 하사의 영결식을 마치고 동료 병사들이 최 하사의 영정을 앞세운 채 그의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여성우월주의를 표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Womad)에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도중 발생한 홋줄 사고로 순직한 고(故) 최종근 하사(22)를 조롱하는 게시물이 게재된 것과 관련, 최종근 하사의 부친이 참담한 심경을 토로했다.

최 하사의 부친 최근식 씨는 3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저런 분들(워마드)은 우리가 말하는 인간이 아닌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비하 글이 게재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많은 생각에 잠겼다는 최 씨는 “우리는 이성과 감성으로 조물주가 만든 인간”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인간의 생명, 특히 태어나고 자란 나라를 위해서 희생해 준 국군 장병들에 대해 고마움과 안타까움을 표현하지는 못할망정 조롱이나 비난이나 장난을 담은 표현을 한다는 것은 제가 바라볼 때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 같다는 느낌밖에 안 든다. 인간이라면 다른 사람의 입장이 내가 그렇게 됐을 때를 생각해 보면 그렇게 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최 씨는 “종근이 장례식에 조문을 오신 분들 일부는 저하고 안면이 전혀 없는 분이다. 그런데도 죄송하다며 울고 조문하고 가는 모습을 봤을 때 ‘우리 종근이가 비록 내 옆에는 없지만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그와 반대인 분들이 있다는 것에 대해 제 머릿속이 착잡해졌다. 저런 분들은 우리가 말하는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최 씨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 등이 28일 발의한 ‘최종근 법’(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에 관한 생각도 밝혔다. ‘최종근 법’은 국가유공자 또는 그 가족에 대해 형법상 모욕 죄 및 명예훼손죄 등을 범할 경우 해당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처벌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최 씨는 “반드시 통과가 돼서 법으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분들에 대해 조롱하고 비난하는 그런 분들은 가중 처벌이 아닌 더한 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이 부분은 여야도 없고 남녀노소도 없다. 똑같은 목소리로 고마워하고 그리워해야 되고 항상 가슴 속에 깊이 간직해야 될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4일 경남 창원시 진해 해군기지사령부 내 부두에서 열린 청해부대 최영함 입항 행사 중 최영함 뱃머리 쪽 갑판에서 홋줄이 끊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최 하사가 숨지고 장병 4명이 크게 다쳤다.

이후 워마드 자유게시판에 사고를 희화화하고 피해자를 비하하는 글이 여럿 올라와 논란이 됐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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