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것이 공식 확인된 가운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아시아 지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며 전파 경로를 상세히 소개하고 주의를 당부했다. 다만, 북한 내 발병 사실은 전하지 않았다.
이날 신문에는 ‘높은 발병률, 다양한 전파 경로’, ‘아직까지 찾지 못한 효과적인 방지 대책’, ‘심각한 후과’ 등 3개의 기사가 실렸다.
신문은 지난 20일 베트남 신문의 보도를 인용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창궐한 이래 아시아 국가 중에는 중국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으며, 몽골과 캄보디아 등 주변국들로 전파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사람에게는 위험하지 않지만 확산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크다며 중국의 경우 첫 발병 이후 현재까지 100만여 마리의 돼지를 도살함에 따라 피해액이 2000만 달러(약 238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바이러스는 외부환경에 대한 저항력이 대단히 강해 채 익지 않은 돼지고기, 절인 고기 속에서도 얼마든지 생존하며 특히 냉동된 고기 속에서도 오랫동안 살아 있을 수 있다고 한다”며 “자료에 의하면 햄과 같은 일부 고기 제품에서는 보통 140일 동안 바이러스가 생존할 수 있다. 이 바이러스는 피와 배설물 속에서 단기간 내에 사멸되지 않는다”고 알렸다.
아울러 “돼지고기 제품과 오물 속에 잠복해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여행자들이나 짐배(화물선) 또는 화물차 등에 의해 멀리까지 전파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앞서 정부 발표에 따르면, 북한은 31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 사실을 공식 보고했다. 이날 기준 북한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1건 발생했다. 농장 내 사육 중인 돼지 99마리 중 77마리가 폐사하고, 22마리에 살 처분이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우리 정부는 국방부, 환경부, 통일부 등 각 관계 부처 회의를 통해 북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 지원 등에 대해 북측과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바이러스성 출혈 돼지 전염병으로 돼지에만 발병한다. 감염되면 치사율이 100%에 이르고 현재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어 있지 않다. 당초 이 병은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중국에서 발병한 이후 주변국으로 급속히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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