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대응팀 현장지휘관 송순근 대령 브리핑
루마니아·불가리아·세르비아 등도 수색 요청
가족들 "어망 등 설치 유실물 발생 막아달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여행객이 탄 유람선 침몰사고가 발생한지 사흘이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까지 진전이 보이지 않는 실종자 수색에 피해 가족들의 마음만 타고 있다. 이들은 소식이 들리지 않는 가족의 물건 하나라도 더 손에 쥘 수 있기만을 바라는 마음이다.
한국 측 신속구조대 현장지휘관으로 작전을 총괄하는 송순근 육군대령은 이날 오후 사고 발생 지점 인근 머르기트 섬에 마련된 현장CP 브리핑에서 “어망 등을 배 주위에 설치해 유실물 발생을 막아 달라는 가족들의 요청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다뉴브강의 거센 물살에 어망을 설치하기 위한 잠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헝가리가 지난 31일 발표한 다뉴브강의 유속은 3m/s, 10~15㎞/h다. 한국 측이 이날 다시 잰 유속은 5~6㎞/h로 상당히 감소했지만 눈으로 봐도 빠른 속도로 강물이 흐르고 있다.
송 대령은 “유실물 방지망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망을 설치할 사람이 물 안으로 들어가 포트를 박아서 연결해야 하는데 잠수부가 들어갈 사정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배 뒤에 모래를 채운 큰 컨테이어 박스를 잠수시켜 흐르는 물이 배를 빗겨가게 하는 방법도 생각을 해 봤는데 현지 기술 사정 등 이유로 제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떠내려간 피해자들의 물건을 발견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 대령은 “관광객이 유람선을 타기 위해서는 큰 짐은 가져갈 수 없기 때문에 피해자들도 호텔이나 버스에 큰 가방 등은 두고 갔을 것”이라며 “휴대전화 등 작은 물건이라 발견도, 발견을 하더라도 식별도 쉽지 않다”고 했다.
피해 가족들이 무엇보다 원하는 일은 실종자를 찾는 것이다. 다뉴브강의 유속을 고려하면 실종자들은 최대 500~600㎞ 떠내려가 세르비아 국경을 넘었을 것으로 계산된다.
이에 외교부는 세르비아 당국에 사고 지점에서 약 520㎞ 떨어진 세르비아 국경 수문 인근에 보다 중점적인 수색작업을 요청했다. 세르비아 외에도 헝가리와 국경을 접한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에서도 실종자 찾기가 진행 중이다. 송 대령은 “피해 가족들이 세르비아와 협조해 조속한 실종자 발견을 노력해 달라고 요구했다”며 “또 강변의 큰 나무에 걸려 있는 실종자를 현지 지역 주민들이 발견하는 즉시 신고하고 알릴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을 요청해 헝가리 당국에 이같은 협조 요청을 할 계획”이라고 했다.
배 안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실종자들의 수나 위치 등은 현재까지도 파악되지 않았다. 선박 상황을 보기 위해 소나(sonar)와 수중드론이 동원됐으나 유속 때문에 설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외교부는 사고 선박 주변에 있던 목격자의 진술에 따라 탑승객들이 대부분 갑판 위에 있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송 대령은 “유람선이 강을 한바퀴 돌고 돌아오는 때였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내리려고 하는 시점이었다고 들었다”며 “또 야경을 보기 위해 유람선에 탄 관광객들이기 때문에 사진을 찍기 위해서라도 갑판 위에 있는 분들이 많았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지난 29일 오후 9시께(한국시간 30일 오전 4시) 35명의 탑승객과 선원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뒤를 들이받은 대형 크루즈선과 충돌하면서 침몰한 이후 아직까지 한국인 19명을 포함한 21명이 실종 상태다.
전체 탑승객 중 한국인은 33명으로 파악됐다. 이 중 7명이 구조됐으나 7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구조된 7명 중 6명은 퇴원, 1명만 갈비뼈 골절로 입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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