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저녁에 택시타면 최소 5500원…어떻게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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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일 07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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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간 택시부족 해소 전국 최초 공항할증제 추진
“행정이 돈 더 내야 택시타는 구조 만든 뒤 책임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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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A씨는 최근 평일 오후 9시가 넘어 서울에서 제주국제공항에 도착해 택시를 기다리다가 특이한 광경을 목격했다.

30분 내내 기다려도 자취를 볼 수 없던 택시가 오후 10시가 되자 갑자기 우르르 나타난 것이다.

알고보니 이들 택시는 평일 오후 10시부터 제주도가 공항에서 승객을 태운 택시에게만 제공하는 2200원 상당의 쿠폰을 받기 위해 몰린 것이다.

제주도는 2017년부터 야간 공항 택시 부족 현상을 해소하려고 기본요금에 맞먹는 쿠폰을 택시기사에 지급하는 정책을 내놨다.

이전에는 제주 택시업계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택시 기사들이 야간근무를 꺼리는 추세고 장시간 대기하고나서 단거리 손님을 태워야 하는 경우 등도 있어 심야시간대 공항에서 택시를 잡기 어렵다는 불만이 있어왔다.

도는 매해 5억원 상당의 예산을 들여 월~목요일 오후 10시부터 오전 1시까지, 금~일요일은 오후 7시부터 오전 1시까지 2200원 상당의 쿠폰을 택시기사에게 나눠줬다.

그런데 제주도가 올해 하반기부터 이 제도를 없애고 승객들이 직접 비용을 부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도교통위원회는 지난 28일 도내 택시 기본요금을 인상하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택시 운임 및 요율조정계획안 등을 심의하고 원안가결했다.

이에 따라 소형택시 기본요금(출발부터 2km)은 2200원에서 2800원, 중형택시 기본요금은 2800원에서 3400원, 대형택시는 3800원에서 4800원 등으로 상향된다.

기본요금을 초과하면 붙는 거리운임은 소형의 경우 현재 170m 이동마다 100원씩 오르다가 변경된 안은 168m 이동으로 거리가 단축된다.

중형은 144m당 100원에서 132m로, 대형은 150m당 200원에서 133m로 각각 거리가 줄어든다.

특히 제주공항의 경우 쿠폰 지급을 없애고 매일 오후 7시부터 오전 1시까지 할증운임료 2100원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공항 할증요금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중형택시 기준 이번 요금인상안을 반영할 경우 공항에서 오후 7시 이후 택시를 타는 승객은 최소 5500원을 내야한는 것이다.

할증이 없던 제주항만에도 제주공항과 같은 운임이 적용된다.

대중교통 요금은 여객자동차운송법에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이같은 안은 6월 열리는 물가대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7월1일 고시된다.

도는 현재 쿠폰 제도에는 별다른 감시 체계가 없어 투명성 문제가 있고 해마다 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도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행정기관이 요금을 더 얹어줘야 공항에서 택시를 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놓고 이제와서 승객들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좌광일 제주주민자치연대 사무처장은 “처음부터 손쉬운 방법으로 접근한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 문제”라며 “지금이라도 한국공항공사와 협의해 합리적인 대안을 찾는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관광객 김모씨(37·여)는 “안 그래도 요즘 제주도 물가가 비싸고 바가지 요금이 심하다는 얘기가 있는데 제주의 관문인 공항에서부터 비싼 택시 요금을 내려면 기분이 상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광객 유모씨(40) 역시 “짐이 많은 관광객은 버스보다는 택시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데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두배 가까운 돈을 내고 택시를 타야한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제주도는 이번 인상안은 현재 확정된게 아니라 앞으로 물가대책위원회를 심의를 통해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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