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뉴브강 유람선 참사]
물살 잦아들고 수심도 낮아져 헝가리 요원들과 교대로 들어가
수중탐색 결과 유람선 물속 위치 알려진것보다 깊은 8∼9m 가능성
3일 오전 9시(한국 시간 오후 4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머르기트 다리 밑. 지난달 29일 한국인 관광객 33명을 태우고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의 사고 지점이다. 노란색 잠수 헬멧을 쓰고, 무려 약 70kg의 잠수 장비를 갖춘 헝가리 잠수 요원이 사다리를 타고 조심스레 강 속으로 내려갔다. 다뉴브강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린 지 닷새 만에 재개된 잠수 작전이었다.
이날 다뉴브강은 겉보기에도 사고 당일에 비해 대폭 잦아든 모습이었다. 유속은 시속 4.1km, 수심은 7.3m. 사고 직후 유속과 수심은 각각 6km, 9m를 넘었고, 지난달 30일 헝가리 민간 잠수 요원은 잠수를 시도하다 큰 위험에 처할 뻔했다. 한국 정부도 1일 수중 드론을 투입하려다 빠른 유속에 실패했다.
한국과 헝가리 잠수 요원들은 이날 교대로 다뉴브강 물속으로 들어가 침몰된 선체 내부가 아닌 표면 상태를 집중 조사했다. 한국 잠수요원이 다뉴브강 속 수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헝가리 대테러센터(TEK) 야노시 허이두 청장은 “물속으로 내려가서 인양을 위해 선체를 걸어 묶을 수 있는 지점을 찾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머르기트 다리 주변은 이른 새벽부터 긴장감이 흘렀다. 2일 “허블레아니호의 위치가 알려졌던 6∼7m보다 깊은 8∼9m일 가능성이 높아 수색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현지 언론 M1의 보도도 긴장감을 높였다.
지난달 30일 첫 잠수작전을 주도한 민간 잠수팀 ‘하버리안’ 요원 6명도 다시 이날 수색에 참가했다. 이들은 부다페스트에서 약 200km 떨어진 버여 지방에서 오전 3시에 출발해 잠수를 준비하는 열성을 보였다. 잠수 요원 코버치 거보르 씨는 동아일보 취재진에 “지난 잠수 때보다 수심이 확실히 낮아지고 물살도 잦아들고 있으니 곧 의미 있는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헝가리 정부는 사고 발생 후 158명의 경찰, 16대의 소형 선박, 2대의 헬기를 투입해 사고 수습에 나섰다. 2일 오후 3시 반 실종자 가족 16명도 헝가리 측에서 지원한 헬기를 타고 다뉴브강 하류 70km 지점까지 이동하며 하류 상황을 살펴봤다. 야노시 청장은 “한국인 실종자 19명을 찾기 위해 범정부 차원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민간 부문에서도 충분한 지원 활동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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