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와 포항시가 신약(新藥) 개발 클러스터 조성사업에 속도를 낸다. 최근 포항시가 클러스터 조성의 핵심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사업자에 선정돼 국비 229억 원을 확보했다.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내년 12월 포항시 흥해읍 이인리 융합기술산업지구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6012m²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포항시가 글로벌 신약 개발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사업자로 선정된 데에는 포스텍(포항공대)이 보유한 4세대 방사광가속기가 있다. 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하면 현대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의 60%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 세포막단백질 구조를 밝혀낼 수 있다고 한다. 독일,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들어설 세포막단백질연구소는 암과 감염성, 대사성, 뇌, 심혈관, 희소 질환 등 6대 중증 질환의 구조를 분석하고 응용해 항체의약품과 신약 후보물질을 찾을 계획이다.
김호진 경북도 일자리경제산업실장은 “연구소가 1500조 원 규모 글로벌 신약시장의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바이오 신약사업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포스텍이 설립과 운영을 맡을 연구소는 2023년까지 지방비 229억 원을 추가 투입해 신약 후보물질 1건 개발과 구조 규명 20건, 특허 등록 5건, 기술 이전 7건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전념한다. 포항시가 인프라 조성과 장비 구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소 공사를 직접 시행한다.
연구소가 지어져 본궤도에 오르면 도는 연구소를 중심으로 기업 협력체제를 구성해 신약 설계 및 디자인, 기술 사업화 등을 공동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도와 포항시, 포스텍, 포스코는 올 2월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운영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참여할 기업은 여건에 따라 차츰 늘릴 예정이다.
경북도와 포항시는 신약 개발을 철강업 같은 지역 주력산업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의 성장동력을 육성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생명공학연구원과 가속기신약연구소, 비즈니스융복합센터를 짓는 한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민간 자본을 유치해 신약 연구 중심병원, 첨단임상시험센터, 동물대체시험평가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또 신약 개발이 청년 창업과 전문기업 육성,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스타트업(신생벤처) 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유망한 융합산업 분야를 집적해 단지를 조성하는 과학벤처밸리 조성사업도 추진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이 국내 신약 개발사업의 거점이 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과학산업 핵심 권역인 경북 동해안에서 지역은 물론 국가 경제 발전의 새바람을 일으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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